인공지능 시대, 의사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개발 과정에 참여해야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의사는 인공지능 의견 참고해 종합적 판단을 하는 역할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종언 인턴기자 경상의대 예2]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가 2018년 처음 허가된 이래로 지난해 9월 기준 85개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처럼 의료 인공지능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 미래에 의료 현장에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인공지능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의사는 이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의료 인공지능(AI)의 이점은 첫 번째로 의사의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시간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허가된 뷰노의 골연령 판독 인공지능의 사례를 보면 영상의학과 의사가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 정확도가 증가했고 판독에 소요되는 시간이 감소했다. 

두 번째로 의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예측, 예방 의료를 실현할 수 있다. 영국에서 진행된 일상적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10년 간 심혈관계 이상이 발생할 지에 대한 예측 알고리즘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예측했을 때보다 AI로 예측했을 때 더 개선된 결과가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의료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의료 인공지능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효과를 보일지 문제다. 의료 인공지능 도입으로 기대되는 의사의 업무 부담 감소, 예후 개선, 환자의 삶의 질 향상 등의 효과가 의료 현장에서도 유효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허가된 의료 인공지능들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특히 전향적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다수 있다.

그렇다면 의료 인공지능이 도입될 미래 의료에 대비해 의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먼저 의료 인공지능을 도구적 존재로 봐야 한다. 2019년 세계의사회는 헬스케어 분야의 AI는 ‘Augmented Intelligence’, 즉 ‘증강 지능’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발표했다. 의료 인공지능은 의사의 경쟁자가 아니라, 더 나은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인 만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의사가 그 개발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의료 인공지능 개발 과정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의료 데이터를 라벨링하거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며 개선점을 피드백해줄 수도 있다. 의료 인공지능을 직접 디자인하거나 효과 연구를 계획할 수도 있다. 

또한 역설적이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면서도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도 진료를 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의료 인공지능이 널리 상용화된 미래라고 해도 의사가 AI의 의견을 100%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참고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뿐이다. AI를 잘 활용하면서도 AI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잊지 않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의사 입장에서는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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