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사회 내부 폭행, 비윤리적 의료행위 등이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면서 의료계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도매금 취급 받는 양상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사회적 이슈에 대해 높은 자리에 있는 의사 지도층이 미숙하게 대응하다보니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C의전원 3학년 남학생이 같은 의전원에 재학중인 여자친구를 4시간 넘게 감금하고,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런데 1심 법원이 가해 남학생에 대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하면 제적될 수 있다는 감형 이유를 들어 1200만원 벌금형을 선고하자 봐주기식 판결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C의전원의 납득할 수 없는 대응은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피해 여학생은 이 사건으로 심각한 불면증과 불안증세를 겪었고, 학교 측에 가해자와 맞닥뜨리지 않게 수업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의전원 측은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개인적인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피해 여성의 요청을 거절했고, 피해 여학생은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까지 거론될 정도로 이슈가 된 길병원 정형외과 여자 전공의에 대한 선배 의사의 폭행사건도 비슷한 사례다.
병원 측은 정형외과 의국이 폭행을 당한 여자 전공의와 가해자를 함께 당직근무를 하도록 근무를 조정했지만 이를 방관했고, 교수들 역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가해자를 감싸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서 결국 폭행을 당한 여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비화됐다.
이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 의원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지만 길병원 원장과 부원장, 교수들이 모두 방관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의사 지도층들이 이런 비윤리적 의사들을 단죄하지 않으면서 전체 의사집단에 대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선배 의사들의 어정쩡한 태도와 달리 일반 의사들과 의대, 의전원생들은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대/의전원 학생협회(회장 조중현)는 30일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예비 의료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의학 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전국 의대생들의 자긍심을 실추시키고 의료인들에 대한 불안과 불신을 야기한 의전원 학생 폭행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1심 법원의 판결에 대해 그 어떤 의대생들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피고인이 의전원생이라는 점이 폭력이라는 범죄의 감형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이야기한다"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이 사건 경과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상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교육자로서 중재의 역할을 다하지 않은 학교 측의 처사는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학생들뿐 아니라 다른 재학생들에게도 책임을 전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의전원생이라는 이유가 결코 폭력이라는 범죄에 있어 선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하며, 해당 학교 측은 피해 학생 보호와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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