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뒤센근이영양증 치료제는 왜 美FDA에 거절 당했을까?

[칼럼] 배진건 배진(培進) 바이오사이언스 대표·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뒤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은 1968년에 뒤센(G.B.A. Duchenne)에 의해 처음 기술돼 그의 이름이 붙은 희귀질환이다. 진행성 근이영양증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유전성 질환이다.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4명이고, 발병률은 출생 남아 3500~6000명당 한 명이다.

유전 양식은 반성 열성(sex-linked recessive) 유전이다. 유전자위(gene locus)는 X 염색체의 p21이며, 유전자 중 엑손(exon) 49, 50 일부가 사라지면서 단백질 합성의 중단 신호인 중지 코돈(stop codon)이 생겨나 DNA에 code된 ‘다이스트로핀(dystrophin)’이라는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한다.

증상이 경한 경우에는 혈중 크레아틴 인산활성효소(creatine phosphokinase, CK)의 증가와 마이오글로빈뇨를 동반한 근경련과 사두근 부위의 근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다이스트로핀 부족으로 인해 DMD 환자는 하퇴부 비대증을 동반한 진행성 대칭성 근무력증(근위부보다 원위부에서 자주 발생)이 5세 이전에 증상이 발현하고 근육발달이 저하되며, 근육세포의 괴사가 일어나 13세 이전에 휠체어에 의존하게 된다.

환자의 근육세포가 빠르게 줄어들어 18세 정도에는 심근병증이 나타난다. 대부분 호흡기 합병증과 심근병증에 의해 20세 이전에 사망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이런 심각한 질병이기에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약이 꼭 필요하다. 허가 기관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근무자들도 이런 질병에 대한 마음은 일반 사람들과 같다고 느껴진다.

이런 심각한 DMD 치료제로 사렙타(Sarepta Therapeutics)의 ‘엑손디스(Exondys) 51’이 FDA로부터 2016년 9월 승인을 받았다. 엑손디스51의 주성분인 ‘에테플러센(eteplirsen)’은 PMO ASO(phosphorodiamidate morpholino antisense oligonucleotide)로, ‘엑손 스키핑(exon skipping)’을 통해 치료 효과를 낸다.

다이스트로핀 exon 51에 결합한 에테플러센은 유전자 결손으로 생긴 중지 코돈의 발현을 막는다. 에테플러센을 투여받은 환자는 정상보다 길이가 짧은 디스트로핀을 만들어내지만, 이는 정상 디스트로핀 수준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에테플러센은 전체 DMD 환자의 일부 그룹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렙타는 보다 많은 환자에게 효과가 있도록 다양한 DMD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엑손 스키핑으로 치료할 때, 표적하는 엑손에 따라서 반응하는 환자 수가 다르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사렙타는 출시된 ‘엑손디스51’ 외에도, 골로더센(golodirsen), 카시머센(casimersen)은 각각 엑손53, 엑손45를 표적한다.

지난 8월 19일자로 사렙타가 제출한 DMD 치료제 ‘골로더센’의 허가를 FDA가 내주지 않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브랜드 이름 ‘브욘디스53(Vyondys 53)’까지 명명한 사렙타가 3년 전에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절차에 따라 엑손디스51을 승인받았을 때와 같이 기대가 컸다. 다른 엑손이지만 엑손디스51과 같은 기전이고 FDA에서 별 다른 부정적인 코멘트가 없었기에 기대가 부풀었던 사렙타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이번 결과를 보면 앞으로 DMD를 더 엄격하게 FDA가 심사할 것으로 전망하기에 3년 전과 같이 신속승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사렙타의 미래까지도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왜 이러한 예상치 못한 결과가 일어났을까? FDA는 약물 효과나 안전성을 입증하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치료 대안이 없는 심각한 질병에 한해 조건부로 허가해주는 신속승인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신속승인 절차에 따라 승인된 약은 차후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약효가 입증돼야 하며 약효가 없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는 승인이 철회된다.

지난 2016년의 엑손디스51은 12명의 DMD 남자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디스트로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엑손디스51이 치료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승인했다. 그러나 승인에 앞서 2016년 4월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FDA 자문위원회는 7대 3으로 이 약의 승인을 건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FDA가 대부분 자문위원회의 건의를 따라가지만 자문위의 건의를 꼭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업계 매체는 일반적으로 자문회의 건의를 따라가는 FDA에서 이와 역행으로 엑손디스51을 사용하는 것이 환자들에게 더 좋다고 판단한 윗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매체는 여러 가지 추측을 보도하고 있다.

FDA는 엑손디스51을 승인과 함께 희귀약품(orphan drug)으로 지정했다. 희귀약품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희귀약품법은 희귀의약품을 개발한 제약회사에 7년간의 독점판매권과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한다. 주사제인 엑손디스51은 1년 치료비가 약 30만 달러로 예상되지만, 사용 환자들에게는 재정지원을 하겠다고 사렙타는 밝힌 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엑손디스51외에 엠플라자(Emflaza, deflazacort)는 미국에서 유전자 변이에 관계없이 5세 이상의 DMD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최초의 치료제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로 소염작용과 면역억제(immunosuppressive) 작용을 가지고 있다. 2017년 3월 DMD에 영역을 넓히려는 PTC가 마라톤(Marathon Pharmaceuticals)과 자산인수계약을 체결해 도입한 약물이다. PTC는 엑손 스키핑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아탈루렌(Ataluren, Translarna)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의약품청(EMA)에서만 허가를 받고, 2017년 9월 FDA에서는 거절당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8월 7일 FDA는 노바티스(Novartis)의 척수성 근육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의 신약승인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에 조작된 데이터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FDA는 동물 대상 실험결과에 문제가 있었으며,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졸겐스마의 안전성, 효능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불상사까지 겹친 FDA의 분위기를 볼 때 근육위측증 같은 희귀질환에 대해 더 엄격하게 심사할 것으로 전망한다.

“The science is fabulous, but that’s not enough.” 사이언스도 중요하지만 실제 약으로의 효과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의 디렉터인 자넷 우드콕(Janet Woodcock)을 매체는 ‘powerful’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powerful’한 FDA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것 같다. 지난 8월의 결정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희귀한 질병 약이라도 FDA의 허가 ‘bar’가 내려가지 않을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을 지난 2016년 허가의 'Payback' 아니면 'regulatory revenge'라는 표현을 써가며 애널리스트는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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