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기반 다양한 응용 가능성 가진 노벨티노빌리티, "SCF/c-KIT 타겟 넘어 난공불락 RAS도 잡겠다"
[바이오 CEO 인터뷰] 박상규 노벨티 노빌리티 대표 "2023년이면 안질환 2상·ADC 1상 예상…후속 파이프라인도 계속 발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줄기세포인자(SCF)는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 c-KIT(CD117)에 결합해 활성화함으로써 여러 세포 반응을 매개한다. SCF/c-KIT 신호 전달은 조혈 줄기 세포와 멜라닌 세포, 생식 세포 발달을 위해 필요하다. c-KIT은 오래 전부터 암 증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이 경로를 타겟으로 한 항암제 개발이 시도돼왔으나 여러 이유로 실패했다.
그런데 국내 바이오기업인 노벨티노빌리티가 조혈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SCF/c-KIT이 저산소증(hypoxia)이라는 특정 상황에서 혈관의 부종과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유발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노벨티노빌리티는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인 박상규 대표가 2017년 창업한 회사로,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신규한 항체 혹은 항체 기반의 물질을 통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벨티노빌리티(Novelty Nobility)'라는 사명에는 '연구는 새롭게, 경영은 품격있게(Novel Science, Noble Management)'라는 기업의 모토를 담았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박상규 대표를 만나 노벨티노빌리티가 가진 주력 기술과 타 기술과의 차별성은 무엇이고, 향후 어떤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들었다. 박 대표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석사 졸업 후 서울대에서 의약학 박사를 마쳤다. 이후 한국발명진흥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며 회사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실제로 리얼월드에서는 치료용 항체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경험했다.
노벨티노빌리티는 지난해 1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3월 80억원 규모의 브릿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는 시리즈A와 올해 3분기 추진 예정인 시리즈B를 잇는 브릿지 라운드로, 기존 100억원 규모 시리즈A를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 투자금은 약 200억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망막질환 치료제 NN2101의 비임상 개발을 가속화하고,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항암제 NN3201의 후보물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연구소 소속 8명과 개발팀 4명을 포함해 사업개발과 회계·총무 담당 등 총 19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 부서 전반에 걸쳐 4~5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안질환 치료제 내년 1상 돌입 목표…VEGF 치료 효과 못보는 환자에게 도움될 것
박 대표는 "노벨티노빌리티가 추구하는 혁신은 환자들의 선택성을 높이고 삶의 질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 치료제에 대한 한계를 넘는 것이 혁신이다. 기존 치료제에 불응성이나 저항성이 있거나 어떤 희귀질환은 아예 치료제가 없기도 하다. 그 영역을 커버해야지만 환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노벨티노빌리티 연구팀은 SCF/c-KIT을 저해하는 완전인간항체를 개발해 안질환, 항암제 등의 질병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망막증 등의 치료제로 개발 중인 NN2101이다.
저산소증은 비정상적 신생혈관을 일으키는 유발요인으로, 안혈관 질환을 발생시키는 선행 조건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SCF/c-KIT는 기존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와 유사한 수준으로 혈관의 부종 및 신생혈관의 생성에 기여하나, VEGF와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며 정상적인 혈관의 성장은 저해하지 않으면서 비정상적인 혈관을 선택적으로 해소한다는 차별점을 보였다. 또한 최근에는 망막질환의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저산소증 자체를 해소하는 신규 기전에 대해 연구 중이다.
노벨티노빌리티는 이 같은 기전상의 차별점을 통해 망막질환 환자들이 표준 치료제인 루센티스(Lucentis, 성분명 라니비주맙)와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등의 VEGF 저해제를 만성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안질환에 대한 타겟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NN2101은 올해 안에 비임상을 마칠 예정이고 내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승인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내년에 1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같은해 종료까지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ADC 항암제 내년 하반기 IND 신청 계획…위장관종양기질·소세포폐암 적응증 개발 예정
다음으로 개발하고 있는 물질은 ADC 항암제인 NN3201이다. 박 대표는 기존의 기존의 SCF/c-KIT 타깃 항체 기반 항암제가 개발에 실패한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이 시그널을 억제한다해도 암세포가 우회경로를 또 만들기 때문에 항체 단독으로는 생명연장효과가 3~5개월로 짧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 면역세포의 도움을 받아 암세포를 죽이는 방향으로 항암제 개발이 시도됐다.
박 대표는 "기존에 SCF/c-KIT을 타깃 항체 치료제의 특징은 면역세포의 도움을 과도하게 요구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노바티스(Novartis)에서 2015년 개발했던 ADC인 LOP628은 과도한 면역세포 활성화로 인한 전신 부작용을 발생시켜 실패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c-KIT 돌연변이가 리간드인 SCF와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암 세포를 증식시키기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c-KIT 타겟 항체를 돌연변이 암종에 처리하더라도 적절한 효능이 나오지 않아 실패한 사례도 있다.
이에 바이오 회사들은 접근법을 달리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나스닥 상장자인 셀덱스 테라퓨틱스(Celldex Therapeutics)는 항체 단독으로 항암제로 개발하다 효능이 낮아 실패한 뒤 가려움증 치료제로 적응증을 바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발적 돌연변이에 대한 이슈를 간과한 것으로, 우리는 항체에 항암제를 접합시킨 ADC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NN3201는 현재 디스커버리 마지막 단계로 최종 후보물질 선정을 앞두고 있다. 현재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를 선정했으며, 3분기에는 정식으로 비임상 단계로 들어가 내년 하반기면 IND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N3201의 첫 번째 타겟 적응증은 위장관종양기질(GIST)이다.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표준치료와 처음부터 병용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거의 3년까지 늘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차 적응증은 소세포폐암(SCLC)으로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며,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을 갈 것인지에 대한 약물 조합 전략 수립은 내년 상반기까지 마칠 계획이다.
ADC 항암제 다음으로는 희귀질환인 전신성비만세포증 치료제 개발 계획도 가지고 있다.
RAS 변이와 상관관계 가지는 단백질도 확인…항체 기반 치료제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
노벨티노빌리티는 현재 SCF/c-KIT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항체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항암제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연구 개발 중인 것 중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RAS 변이 항암제가 있다. RAS는 표면이 밋밋하기 때문에 화학항암제 디자인이 어렵고, 최근 임상 중인 후보물질들이 있지만 계속 실패해왔다"면서 "우리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특정 단백질이 RAS 변이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췌장암과 결장암에서 확인했으며, 여기에 대한 후속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개발과 더불어 사업개발 활동도 진행하고 있으며, 박 대표는 조심스럽지만 올해 안에 하나 정도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23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때가 되면 안질환은 임상 2상 단계에 돌입하고, ADC는 1상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RAS 변이 관련해서도 내년 상반기 후보물질이 정해지고 하반기 세포주를 만들고 나면 IPO 예상 시기 즈음 비임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우리는 항체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로 다양한 응용성을 가지고 있다. 링커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여기에 다양한 항암제를 붙일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고 항체에 사이토카인을 붙이는 약들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역량이 좀 더 갖춰지면 항체를 기반으로 영역을 더 확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상규 노벨티노빌리티 대표
성균관대 생물학 학사, 석사
서울대 의약학 박사
서울대 임상조교수
차의과대 부교수
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
현 노벨티노빌리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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