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는가?

[칼럼] 배진건 배진사이언스 대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국내 기업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약 렉키로나(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하나요?’ 솔직히 말하자. 국내 기업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약 렉키로나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가 놀란 것은 많은 단체톡방에 이런 것이 돌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렉키로나 주사 관련입니다' ‘우리나라’, ‘무료’, ‘유럽에서 정식 승인 난 우리나라 치료제입니다’ ‘부작용 없고 일주일 안에 다 나아요.’ 이런 좋은 소식만 눈에 보이는 분들은 서슴없이 그래 이런 좋은 소식을 내 지인들에게 꼭 알리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 그리고 열심하 퍼나른다.  
 
♦️꼭 기억해야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본인이나 식구나 코로나에 걸리면 50세 이상은 생활치료센타로 보낸다고 보건소에서 그러면 무조건 항체 치료제 맞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하세요. 
♦️무료고 부작용 없고 일주일 안에 다 나아요. 반드시 주사 놓아 달라고 하세요. 1시간 맞으면 끝입니다.
♦️생활치료센타에서 해열제 주다가 페렴이 오면 그 때는 중환자가 되어 주사 못 맞아요. 그 때는 다 나아도 휴유증이 심각 합니다. 
♦️이 주사(렉키로나)는 일주일 안에 맞아야 휴유증 없이 깔끔히 낫습니다. 
♦️올해 2월달부터 나온 치료제인데도 안 놓아주다가 이제 중환자가 많이 생기니까 이제야 쓸려고 하네요. 
♦️보건소에서부터 항체 치료제(렉키로나) 놓아 달라고 하세요. 치료제가 원가로 40만원대라 안 주고 있던 것인데 중증환자가 많아서 감당 안되니 이제 쓰려고 합니다. 
♦️50세이하는 기저질환자만 맞을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정식 승인 난 우리나라 치료제입니다. 코로나로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주사는 무료니까 꼭 50세 이상인 분들은 참고하시고 많이 많이 이웃에 알려주세요.

필자는 지난 2020년 10월 29일 자 메디게이트뉴스 칼럼에 “” 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세계#1 코로나 환자에게 세계 최고의 의료진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매우 많았다. 

2020년 10월 1일 늦은 밤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에 대한 첫 치료는 월터 리드로 입원 전 2일 오전에 이미 백악관에서 미국 제약사 리제네론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항체치료제를 투여 받은 것이다.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Sean Conley)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PCR 검사로 확진 받은 뒤 예방적 조치로 리제네론의 항체 코로나 치료제 칵테일 8그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예방적 조치'이다. 치료제로 투여 받은 것이 아니다.

요즈음 대한민국 트위터에 돌고 있는 렉키로나와 거의 99% 이상 동등한 항체를 먼저 투여 받았다. 백악관 주치의는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의사로서 항체 칵테일의 중간계투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트럼프처럼 74세의 노인이고 과체중에 기저질병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몸 안에서 자라나는 바이러스를 항체 칵테일로 낮추자는 결정이었다. 타당한 결정이라고 본다. 

항체 치료제를 IV주사하면 인체의 혈액을 돌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만나면 결합한다. 항체와 결합한 바이러스는 다른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해 바이러스를 파괴한다. 이로 인해 몸 안에 침입한 바이러스에 양을 확 줄일 수 있다. 주사한 항체 치료제가 몸 안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면서 새롭게 들어오는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게 중화작용을 할 수 있다. 이것이 항체치료제의 역할이다.

렉키로나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이렇게 '트럼프 따라 하기'가 정답이다. 그러나 이 정답도 시간의 문제이다.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독자들이 유의해야 하는 것이 ‘코로나19 변이’이다. 2020년 10월 1일은 G614D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를 지배하던 주(主) 변이였다. 트럼프도 바로 소위 ‘이태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그러나 현재 2021년 12월 말은 코로나가 바뀌어도 너무 변해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지금은 오미크론 시대다. 델타에 비교해 현재 주종으로 자리 잡는 오미크론은 감염력이 3배나 빠르다고 한다. 그러면 렉키로나를 만들기 위한 항체는 중국이 바이러스 게놈을 공개한 2020년 1월의 스파이크 단백질 시퀀스를 사용한 것이다. 물론 지금 사용하는 백신도 같은 시퀀스를 사용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National Public Radio)에서 ''라는 제목의 기사를 2020년 12월 22일 보도했다. 시간은 바로 1년 전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 승인된 리제네론(Regeneron)과 릴리(Lilly)의 항체 치료제가 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죽어가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잘 사용되지 않는지 분석한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120만 도즈를 구입해 우선 30만 도즈를 미국 각처 병원에 배송했지만 단지 5~20%만 사용됐다. 12월 초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광고까지 집행했지만 별 반응이 없다고 한다. 항체를 주사 받으려면 증상이 나타난 지 열흘 이내가 돼야 한다. 이 조건에 적합한 환자들도 25%가 주사 맞기를 거절한다는 보고가 있다.

올해 1월 15일 “계속 변이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필자는 칼럼에서 왜 이렇게 항체 치료제가 구박을 받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일반적으로 항체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곧바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최소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REGN-COV2가 이미 체내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된 경우 그 치료 효과(바이러스 제거 역할)가 미미한(minimal) 것으로 보고되었다. 연구팀은 혈청 항체-양성인 환자들에서 치료 효과가 낮은 이유는 혈청 항체-양성인 환자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이미 효과적으로 바이러스가 제거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혈청 항체-음성인 환자들에 비해 체내 바이러스 양이 더 적게 존재해 바이러스 양의 변화가 위약 대비 작고, 더구나 환자들의 병원방문 비율이 더 낮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에서 셀트리온이 빅파마 리제네론, 릴리에 이어 세계에서 동메달을 딴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고 필자는 평가한다. 셀트리온이 2021년 1월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CT-P59)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해 식약처가 2021년 2월 초 임시사용 허가를 준 상태다. 

어느 유명 정치인은(당시 대통령 후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 사용 승인 신청이 내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다"며 "조기 치료에 성공한다면 K-방역의 또 하나의 쾌거"라고 말했다. 이런 정치인들의 머리에 대한민국에서 동메달을 받는 ‘항체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19는 끝났다는 것은 잘못된 각인이다. 그런 오판 때문에 결국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가진 돈을 투자해야 하는 백신 구입을 빨리 못해 지금의 모든 K-방역의 실패의 기초가 됐다고 본다. 백신에 투자할 것을 미루고 우리나라 자체 개발의 항체만 믿고 전문가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정책을 결정하는 그 정치인들의 결정을 문제 삼는다. 
 
현재 연구진이나 의료진이 항체치료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긴 하지만, 항체의 특성 상 완전한 바이러스 치료제로는 적합하지 않다. 2020년 2월 환자의 혈청에 존재하던 항체 후보물질이 지금 유행 중인 마이크론 바이러스와의 단단한 결합을 유도해 약으로 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STE90-C11 항체도 영국형 바이러스(알파)에는 160배나 결합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알파의 결합력이 그렇게 떨어졌는데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지금 오미크론은 어떨까? 남은 그 결합력이 오미크론에는 얼마나 될까?

적이 새롭게 변해 공격을 해올 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상의 방어는 새로운 방어법이 필수다. 거의 2년 전 설계돼 제작을 완성한 방어무기로 현재의 공격을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도 그런 현실을 비켜가지 못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와 항체는 한 마디로 노는 물이 다르다.

지금 오미크론 상황에서 ‘렉키로나’의 기적이 일어날까? 답은 정해져있다. 이미 시간의 변화에 따라 바이러스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리제네론도 항체를 살리기 위한 것이 코에 바르는 항체로 제형을 바꿔 감염 예방을 시도한다. 이런 것도 임상실험을 통해 두고봐야 한다. 가능성은 있지만 치료제로 사용할 정도로 실용적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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