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초기 방역실패,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희생으로 간신히 버텨...이제라도 입국 금지 시행하라

[칼럼] 김재연 전라북도의사회 정책이사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제라도 외국인 입국금지를 해주기 바란다. 우리 국민 치료도 힘들고, 의료진은 지쳤다. 외국인까지 치료해주고 있을 정도로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대한감염학회 백경란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러 치료받으러 국내에 들어오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라며 “다른 나라도 이미 한국 다 막았으니 정부가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페이스북 글은 삭제된 상태다.)

정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으로 대구 지역에서만 의사 14명, 간호사 56명, 간호조무사 51명 등 총 121건의 의료인 등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 의료시스템의 과부하를 증명하는 의료진의 감염 사태가 초래된 것으로 해석된다.

확진자 증가폭이 주춤해졌지만 해외 유입 사례가 지역사회 감염을 뛰어넘었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두 달 가까이 매주 2~7명 수준을 유지하던 해외유입 사례는 유럽의 폭발적인 감염이 시작된 이달 8일부터 늘어나기 시작됐다. 3월 8~14일까지 19에서 15~21일까지 95명으로 급증했다.

28일까지 전체 확진자 중 해외유입 사례는 총 363명에 달한다. 이 중 최근 2주 이내 검역 단계 확진 사례만 168건으로, 유럽 25명(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 미주 12명(미국 11, 멕시코·미국 1), 중국외 아시아 4명(태국 4) 등이다. 

해외유입 중 검역에서 확인된 사례는 168명으로 50% 미만에 그쳤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의 검역을 강화한 만큼 검역단계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발 입국자 검역을 강화한 첫날인 이달 27일 하루새 1294명이 입국했는데, 이 가운데 유증상자는 87명이었다. 

무엇보다 입국단계 검역과 지역사회 자가격리 이행보다 중요한 것은 입국 금지 조치다. 해외 상황이 어느 정도 감소될 때까지 입국 금지를 시행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아무리 천문학적인 국가의 세금을 투입해 검역을 강화해도 검역 단계에서 놓친 감염자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은 3차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방역체계는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의료 시스템을 정비하고 진단검사의 획기적인 성과,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사투, 그리고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희생 등으로 겨우 막아냈다. 이런 노력으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아 생긴 사태 악화를 겨우 막아냈는데, 정부는 반성은커녕 자화자찬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젠 정말 지쳤다. 코로나19의 해외 유입 차단을 조속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현장의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업무 과부하가 초래될 것이다. 의료진과 공무원들에게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즉각적으로 해외 입국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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