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 단축...역량 중심 교육 패러다임 전환 '속도

외과학회, "일반외과 전문의, 분과 전문의 등으로 구분해 역량 중심 전공의 교육"

대전협, "역량 중심 수련 체계 개편으로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기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최근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개정안 입법예고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전공의 교육 패러다임도 도제식 교육에서 역량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개정안 입법예고를 9월 10일부터 10월 19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을 바라보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대한외과학회, “일반외과 전문의, 분과전문의 등으로 구분해 교육”

대한외과학회는 역량 중심 교육을 통해 전공의들의 기본 술기 역량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수련체계의 효율화를 위해 일반외과 전문의, 분과전문의 등으로 구분해 교육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기획이사(삼성서울병원 외과)는 “시간만 채우면 되는 도제식 교육에서 전공의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하는 역량주의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기획이사는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과 의사들을 분석해봤더니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경우가 30~40%이다”라며 “나머지 50% 이상은 개원하거나 요양병원에 있는 등 다른 분야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획이사는 “또 일반적으로 개원하거나 중소병원에서 하는 간단한 수술을 살펴봤더니 가장 많은 것이 탈장, 맹장염 등 기본절제술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외과 전문의에게 필요한 역량을 분석해 3년의 수련기간이면 충분하겠다해 3년 동안 외과의 기본적 교육인 항생제, 수액 요법, 감염 관리, 응급환자 관리, 중환자 관리 등을 가르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역량 중심 수련 시스템을 바탕으로 향후 외과 전문의 활동 분야에 따라 구분해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획이사는 “3년의 수련을 마친 전공의는 일반외과 전문의 역할을 하고 이식 수술, 대장암 수술, 위암 수술, 간 절제 수술 등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세부분과를) 추가로 수련하도록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3년의 수련을 마치고 개원을 하거나 중소병원에서 활동하거나 입원전담전문의로 갈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런 형태로 구분해 교육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협, “역량 중심 교육·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할 것”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 단축으로 전공의 교육 패러다임이 역량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전공의들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 교육 패러다임이) 역량 중심으로 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외과 전공의 3년제 역량중심 수련을 위해 외과학회에서도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이승우 회장은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됐다는 것보다 3년이라는 기간동안 역량 중심으로 외과 수련 체계를 개편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당장의 변화가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수술 집도 기회 확대 등 술기에 대한 충분한 접근을 원하는 외과 전공의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2017년 2월 공개한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과 수련의 질 향상을 위해 '집도 기회의 증대' 가장 중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기간 중 최소 집도 건수에 대해서는 "100건 이상이 적당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 회장은 “전공의들의 경우 당직 때 100명 가까운 환자를 보는 등 수술할 기회가 부족하다”라며 “(역량 중심 외과 수련 체계 개편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복지부, “외과 수련기간 단축, 전공의 충원율 제고에 도움될 것”

보건복지부는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외과 레지던트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고 이를 통해 기본적 필수 외과수술과 입원환자 관리를 중심으로 수련체계를 개편해나갈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은 4년으로 1~3년차는 기본적 외과 수술, 진료, 4년차는 세부분과 영역을 수련하는 체계다”라고 전했다.

외과 영역 중 외상외과, 대장항문외과, 혈관외과, 소아외과 등은 세부 전문수술 분야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하지만 실제 배출된 외과 전문의의 대부분은 세부분과 수련 필요성이 낮은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어, 수련체계 효율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 배출된 외과 전문의의 43.6%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21.4%는 병원급 의료기관, 18.9%는 종합병원, 16.1%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중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외과 수련기간 단축은 1차 의료 외과전문의 양성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입원전담전문의 확충 및 매년 미달을 겪고 있는 외과의 전공의 충원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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