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난임 임신성공률 10% 미만인 지자체가 전체의 절반...울산 중구·광주 서구·평택도 중단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④] 2018년 임상적 임신성공률 평균 12.2%...난임 여성 평균 절반에 못미쳐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대한의사협회 한방정책특별위원회와 의료정책연구소가 바른의료연구소 김성원 고문(고려의대 의료통계학 안형진 교수 공저)에게 의뢰한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315쪽에 달하는 이 보고서는 김성원 고문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지자체에 직접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어낸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김 고문은 유효성과 안전성이 미입증된 지자체 한방난임 지원사업은 오히려 난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①지자체 정보공개청구 이유 "3년간 한방난임 지원 사업 예산 57억, 객관적 근거 부족"
②2009년 대구 첫 등장→2019년 29개 지자체 참여...안전성·유효성 입증했다는 거짓 보고로 전국 확산
③2017년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 부풀리거나 허위 보고...울산 동구는 0%로 끝내 중단
④2018년 임신성공률 10%미만인 지자체가 전체의 절반...울산 중구·광주 서구·평택 중단 
 
자료=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바른의료연구소 김성원 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2018년 한방난임지원사업은 2017년보다 더 세부적인 항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보 공개가 불투명하거나 거짓보고나 자료 왜곡 가능성까지 그대로였다. 2018년 임신성공률 10% 미만인 지자체 수가 34곳 중 16곳(47.1%)으로서 전체의 과반에 육박했고, 20% 이상은 단 6곳(17.6%)에 불과했다. 임상적 임신성공률 평균은 12.2%로, 난임 여성의 자연임신율 24.6∼28.7%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2018년  지자체 34곳, 1345명 한약 복용과 침구치료 시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도 사업의 총 분석대상 지자체는 34곳이며(광역지자체 7곳, 시군구 지자체 27곳)이었다. 2018년도에 34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한 최종선정자는 1345명이며, 이 중 여성은 1280명(95.2%), 남성은 65명(4.8%)이었다 

2018년도 사업의 최종선정자 1345명 중 150명(11.2%)이 중도탈락하고, 1195명(88.8%)이 사업을 완료했다. 여성 대상자 1280명 중 146명(11.4%)이 중도탈락하고, 1134명(88.6%)이 사업을 완료했다. 남성 대상자 65명 중 4명(6.2%)이 중도탈락하고, 61명(93.8%)이 사업을 완료했다. 

34개 지자체의 중도탈락율 평균은 11.2%(0~35.9%) 이었다. 중도탈락율을 보면 군포시가 35.9%로 제일 높았고, 광주 서구(23.8%), 서울 노원구 (22.2%), 울산 남구(20.0%) 등의 순이었다. 전북 익산시, 서울 강동구, 정읍시, 울산 중구, 충남 금산군 등은 중도탈락율이 0%이었다.

2018년도에 34개 지자체가 한방난임사업에 실제 지출한 금액은 17억 5262만원에 달했다. 경기도가 5억 5800만원으로 제일 많았고, 그 다음이 부산광역시 1억 2201만원, 전라남도 1억 2600만원, 서울 중구 7255만원, 서울 성북구 6720만원 순이었다. 

2018년도 34개 지자체의 한약복용 기간 평균은 3.4개월(범위 3~5개월)이었다. 대부분 3~4개월 동안 한약을 복용했으나, 김포시는 5개월 동안 한약을 복용하도록 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한약 복용과 동시에 1주에 2회 정도의 침구치료를 시행하고, 한약 복용 종결 후에도 대상자의 탈락을 방지하고 임신여부 확인이 용이하도록 1~2주에 1회씩 침구치료를 시행했다.

2018년 사업에서 침구치료 기간의 평균은 4.3개월(범위 3~8개월)이었다. 대상자에게 침구 치료의 본인부담금을 직접 납부하도록 한 경기도, 부산광역시 등은 침구치료의 수진 여부를 대상자의 자율 선택에 맡겼다. 따라서 일부 대상자는 침구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한방난임치료 후 임신 여부 확인을 위한 추적관찰 기간의 평균은 3.6개월(범위 2~6개월)이었다. 한방치료 기간과 추적관찰 기간을 합한 총 사업 기간의 평균은 7.6개월(범위 6~10개월)이었다. 익산시, 전라남도, 부산광역시 등은 10개월로 제일 길었으며, 다음으로 9.5개월인 김포시, 9개월인 울산중구, 인천연수구, 안양시, 경기도, 평택시, 경상남도, 울산남구, 군포시 등이었다.

불투명한 정보에 거짓보고나 자료 왜곡 가능성까지 

2018년도 사업에서 대상자의 난임 원인을 공개한 지자체는 34개 중 6곳(17.6%)에 불과했다. 이 6개 지자체의 난임원인을 보면, 원인불명 난임이 67.9%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고, 난관·난소 요인, 자궁요인, 배란요인, 남성요인 등이 각각 13.5%, 5.3%, 4.7%, 4.4% 등을 차지했다. 

임신성공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산부인과에서 임신진단 후 발급한 임신확인서 또는 임신진단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하는 지자체는 28개 지자체 중 춘천시, 성남시, 경상남도, 대전 서구, 서울 성북구 등 단 5곳(17.9%)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성남시의 경우 ‘대상자 자가보고 및 보건소 임산부 등록’이라 했는데, 만약 대상자의 자가보고에만 의존한 경우가 있었다면 성남시도 자가보고 방식에 포함해야 한다. 대전서구는 자가보고 방식이지만, 임신진단서를 첨부하도록 해 이 분류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보건소의 임산부 등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사업 종료 직전이나 직후에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는 경우 지자체들은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한방치료의 임신성공에 포함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23개 지자체(82.1%)는 산부인과 임신진단 후 자가보고, 한의원에서 보건소로 신고, 개별 전화통화 등의 방법으로 임신을 확인하고 있었지만, 대상자에 의한 거짓 보고(false reporting)나 사업 주체에 의한 자료 왜곡(data distortion)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8년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 12.8%에 불과 

2018년도 34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에서 7.6개월 사업기간 동안 최종선정자는 1345명이며, 최종 선정 치료단위는 1280명이었다. 이 중 임상적 임신성공자는 164명이며, 한방난임치료로 임신되지 않아 추후 보조생식술 시술로 임신에 성공한 대상자는 25명이었다.

34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에서 7.6개월 동안 최종선정자 기준 임상적 임신성공률 평균은 12.2%(범위 0~30%, 표준편차 8.0%)였다(사업완료자 기준 13.7%). 

보고서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자체들이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에 포함시킨 대상자 중 25명이 한방난임치료로 임신에 실패한 후 추가로 시술받은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으로 임신한 것을 확인했다"라며 "만약 보조생식술에 의한 임신이 한방난임치료의 임신성공에 포함됐다면 2018년도 사업의 임신성공률은 12.8%가 아니라 14.7%가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34개 지자체 중 단 한 명도 임신하지 않아 임신성공률이 0%인 곳은 서울 성동구, 울산 중구, 제주도, 충남 금산군 등 4곳이었다. 1~10%인 곳은 인천연수구, 평택시, 광주 서구, 서울은평구, 서울중구, 김포시 등 12곳이고, 10-20%인 곳은 수원시, 청주시, 성남시, 천안시 등 12곳이었다. 20~30% 사이의 임신성공률을 나타낸 지자체는 울산 남구, 서산시, 군포시 등 6곳이었다.

따라서 임신성공률이 10% 미만인 지자체 수가 16곳(47.1%)으로서 전체의 과반에 육박했고, 20% 이상은 단 6곳(17.6%)에 불과했다.

임신결과 정보를 공개한 21개 지자체에서 한방치료에 의한 임상적 임신성공자 122명 중 25명이 유산해 자연유산율 평균은 20.5%이었다.

울산 중구의 경우 2018년도 한방난임사업에서 지원자 전원의 임신실패로 2019년도 사업예산이 미편성돼 2019년부터 한방난임사업을 중단했다. 이외에도 광주 서구와 평택시가 2019년도 사업의 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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