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찬성 입장 내던 병협도 2000명 확대는 '의외'…의학교육 질 저하 지적

의대 정원 기존보다 60% 확대?…의료계 망연자실...복지부 "지방의대는 오히려 정원 늘면 교육질 늘어"

사진=게티이미지뱅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의대정원을 2025년도부터 2000명 늘려 5058명으로 확정하면서 의료계가 혼란에 빠졌다. 

6일 의료계 내부 의견을 종합하면, 확대 규모가 생각보다 너무 많다는 게 대다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대 규모론 당장 의학교육의 질은 절대 담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일부 증원은 어쩔 수 없다고 조용히 의대정원 찬성 편을 섰던 대한병원협회도 2000명 증원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병협 관계자는 정부 발표 직후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상보다 증원 폭이 엄청나게 크다. 그동안 네자릿수로 늘어난다는 얘기는 했지만 1000명 선에서 고려했지, 2000명까진 예상하지 못했다. 굉장히 의외"라고 전했다. 

학계도 입장이 다르지 않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은 증원 규모에 대해 "기가 찬다"고 했다.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KAMC는 복지부와 의대정원 확대 규모와 관련해 꾸준히 논의해왔다. 이들은 의학계 의견을 모아 350명 증원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줄곧 피력했다. 

신 이사장은 "2000명 증원은 의학 교육의 질은 포기한 셈이다. 이렇게 늘린다고 지역필수의료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희철 이사장도 "내년부터 당장 문제가 된다. 기존 정원에 60%가 늘어나는 것인데 이대론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반면 복지부 견해는 다르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정부 브리핑에서 "오늘 보정심에서도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직접 나와서 해명했다"며 "기본적으로 2000명 확대 정도는 법에서 규정하는 교육 여건을 준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조 장관은 "소규모 의과대학은 정원 확대로 오히려 교육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의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평가인증제도가 있다. 인증제 통해 교육의 질을 철저히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의대정원 확대 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게 되면서 대한의사협회는 집행부가 총사퇴하는 후폭풍을 맞았다.

그동안 정부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해왔던 책임을 지고 이필수 회장과 임원진들이 모두 자진해서 자리에서 물려난 것이다. 의협은 향후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이필수 회장은 6일 정부 발표 직후 대회원 서신을 통해 "최근 모든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동안 저에게 맡겨주신 의협 회장으로서의 모든 권한과 역할을 이제는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오늘 저는 회원들이 아낌없이 보내주신 신뢰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과 심려를 끼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고야 말았다"며 "따라서 무겁고 참담한 마음으로 회원 여러분들의 우려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자 한다"고 사퇴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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