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2024년 전공의 모집, 소청과·외과 등 정원 10% 준다…감원 과들 '발칵'

소청과·외과·가정의학과 줄고 내과·영상의학과·신경과 등 5% 늘어…"필수과 죽이기" 비판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필수의료과로 지목된 소아청소년과와 외과를 비롯해 가정의학과 전공의 정원(TO)이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수도권 대 비수도권 5:5 비율 조정에 더해 필수의료과 전공의 정원 조차 줄어들게 되면서 의료계에선 '필수의료과 죽이기'라는 비판나오는가 하면, 이대론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비공개로 진행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회의에서 2024년도 전문과목별 전공의 기본정원 조정 계획을 공개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가정의학과는 전공의 정원이 10% 이상 줄어들게 전망이다. 

예를들어 가정의학과의 경우, 현재 306명인 정원에서 31명 이상이 감원돼 275명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소아청소년과는 208명 정원에서 20명 이상 감소해 정원이 180명 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내과와 영상의학과, 신경과 등 일부 과목은 기본정원의 5% 가량 증원이 이뤄진다. 

복지부는 이번 과목별 전공의 정원 조정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의료 이용변화와 전공의 수련 수요를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3년 평균 전공의 충원율과 지원율, 미충원 정원 규모를 고려해 조정안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회의에서 2024년 전문과목별 전공의 기본정원 조정 계획을 안내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정 이후에도 향후 충원율과 지원율의 변화 추이, 필수과목 여부 등을 고려해 추후 재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의료계에선 불만이 나온다. 

전공의 정원 감축 자체가 일종의 시그널(신호)로 작용해 안 그래도 지원이 많지 않은 일부 과목의 지원율을 더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취지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부회장은 "충원율을 보고 정원을 조정하게 되면 정원 감축이 이뤄진 과목은 미래에 필요없게 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이는 기피과 현상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필수의료 강화를 주장하는 정부 정책과 반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강화가 필요한 필수의료 과라면 정원을 더 늘리거나 유지한 상태에서 지원방안을 마련해 사람을 더 뽑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상식적인 정책 방향"이라며 "외과는 앞으로 암 환자도 늘고 중환자 수술 등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번 정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대한가정의학회 수련위원회 박연철 수련 간사도 "오히려 키워야 하는 필수의료 과목들의 정원을 떼서 내과 등 다른 과 정원을 채워주는 결과가 됐다"고 우려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이제 정부 정책에 실망을 하도 해서 더 이상 어떤 감정도 없는 상태다. 이젠 정부에 기대기 보다 미용과 레이저 학회 쪽과 연계해 학술대회 실습 등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안타까운 현실을 전했다. 

특히 의료현장에선 이번 전공의 정원 조정과 더불어 앞서 발표된 ▲전공의 정원 수도권 대 비수도권 5:5 비율 조정, ▲국·공립 비율 30% 이상 책정 등이 함께 맞물려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원 순증이 아닌 일부 전공의 정원을 줄여, 다른 곳을 채운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다보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억지로 전공의 정원 비율만 산술적으로  맞추려는 시도가 아닌, 정말 전공의 정원이 필요한 곳에 순증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제언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대한예방의학회 이사장)는 "전공의 정원을 수도권에서 빼서 비수도권으로 넣어 비율만 맞추려는 시도는 오히려 수도권 병원의 불만을 야기하고 또 다른 공백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지역필수의료인재선발전형 등으로 지방에서 의사를 더 뽑아 순증되는 인력으로 비율을 맞추는 방안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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