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는 코로나19 확진자 포기하겠다는 것…방역 회피로 일관한 정부의 특별방역대책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4개월만에 직접 주재한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앞으로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이후 하루에 4000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데 정부가 이날 내놓은 특별방역대책에 방역 강화 방안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특단의 위기가 닥쳤음에도 방역을 강화하지도, 그렇다고 일상회복 정책을 소신껏 밀어붙이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현재의 확산세를 안정시키고 보건의료체계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대세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병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보건소 방역 인력을 늘리거나 코로나19 중증 병상을 확보하기 위한 속 시원한 대책은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재택치료는 사실상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생색내기 궁여지책일 뿐이다. 이제 오미크론 바이러스까지 들어와서 퍼지면 백신 효과가 더 떨어질텐데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온데 간데 없다.  

우선 거리두기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11월 넷째주에 발생한 확진자 중 가족·지인·직장 등 개인 간 접촉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접촉은 1만1802명으로 전체 확진의(47.8%)를 차지했다.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조사 중인 확진자수가 8368명(40.1%)였고, 병원과 요양시설 등에서 발생한 감염은 789명(3.2%)에 그쳤다.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접촉 차단이나 감염예방 노력 없이는 현재의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 사적 모임 제한 등 방역 강화 방안이 제외된 것을 놓고 자영업자를 위해 방역을 포기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중증환자,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도 거리두기 강화가 유일하고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조치다. 

게다가 재택치료는 위험하다. 재택치료가 아니라 사실상 재택 관찰이다. 고령 환자들은 조금만 나빠져도 바로 중증, 사망으로 악화할 우려가 있다. 환자가 자택에서 또는 구급차를 타고 가다 사망하는 일이 다수 벌어질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해야 중환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데, 항체 치료제 투여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이다. 위중증 환자가 많이 늘어나 입원을 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환자가 많아져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엉뚱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부스터샷에 의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18~49세는 2차 접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내년이나 부스터샷 대상이 된다. 현재 고령층 중심의 위중증, 사망 증가와 전혀 동떨어진 대책이다. 부스터샷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 하나로 유행이 통제되는 건 아니다.  

우리가 유행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쉬운 답만 찾아선 안 된다.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그 과정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신속한 지원과 보상을 해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싱가포르처럼 임대료를 지원하는 등 획기적이고 전면적인 지원을 하고 거리두기 협조를 구하는 식의 특단의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오미크론을 방어하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빠르다. 어제 일본은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고 마스크를 벗었던 유럽도 다시 마스크를 썼다.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 대륙에 퍼진 변이로 추가접종 확대·입국규제 강화 등 각국 비상사태가 진행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의 주된 기능을 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약 32개 또는 그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다는 점에서 골칫거리다. 이 돌연변이는 전염성이 강하며, 단일 클론 항체나 감염 후 회복기 혈청에서 얻어진 면역 보호를 회피하거나 백신 유도 항체에 대해서도 면역 보호 회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오미크론을 어찌 대처할지 의문이다. 방역 정책 회피로 일관한 특별방역대책을 보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세에 크나큰 재앙이 닥쳐도 우왕좌왕하는 지금 이 순간을 정부가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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