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의사회 "수술실내 CCTV 설치 의무화법 즉각 폐기해야"
"위축된 진료, 소극적 치료행위, 외과 관련 분야의 방어적 진료 등 피해 불보듯 뻔해"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27일 성명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철회를 촉구하며 "그간 의료계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와 관련된 부작용 및 부당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으나 이를 묵살하고 악법 통과를 관철시키려는 정부여당의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졸속 처리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의료는 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상호 신뢰관계에서 시작되는 행위라는 당연한 명제가 아닌, 의료인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며 그 행위를 감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현 법안에 대해서 비단 대한민국의 의료인뿐만 아니라 세계의 의료인들이 우려하고 있다"라며 "세계의사협회(WMA)는 이번 법안에 대해 국민 감시가 일상화된 전체주의 국가의 사고에 가깝다며 법안 폐기 촉구를 지지했다"고 했다.
의사회는 "정부여당의 주요 논거인 '수술실내 범죄행위 근절'의 모태가 되는 의료인 범죄사건은 '이미 CCTV가 설치돼 있는’ 수술실에서 벌어진 행위들이고 CCTV 로 인해 밝혀진 사건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 감시와 통제가 '수술실내 불법행위'를 근절시키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의료현장 뿐만 아닌 형벌을 판단하고 집행하는 법원이나 정치, 행정현장에도 같은 선상에서 CCTV 의무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법안에서는 의료기관에게 CCTV 설치를 강제하면서 구체적인 설치 및 운영비용과 관련한 내용이 없고 촬영된 영상에 대한 관리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한다는 내용만이 있다. 법안 내용대로라면 의료기관은 CCTV를 설치하지 않아도 처벌받고 환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CCTV 촬영을 하지 않아도 처벌 받으며 영상이 유출되어도 처벌을 받는다"라며 "이렇듯 설치비용 뿐만 아니라 관리비용, 영상 유출 방지 대책 강구 등은 국가에서 해줘도 모자랄 판에 이와 관련된 모든 비용 및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폭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수술실 CCTV 로 인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의료 관계자의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는 차라리 가벼운 부작용일 것이고 2차적으로 위축된 진료, 소극적 치료행위, 외과 관련 분야의 방어적 진료 및 처치, 외과계열 전공 기피 등에 의한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건강의 안위는 신경쓰지 않고 이번 법안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반민주적 독재적 수단으로 날치기식으로 추진한다면 향후 본 법안이 몰고 올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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