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이 묵혀둔 금싸라기 '의료데이터'...지표로 개방 유인

가천대 이영호 교수,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활용 지수 실증 결과 공개...추후 개방 성과따른 인센티브 필요

사진=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 온라인 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의 석유로 여겨지는 ‘데이터’, 그 중에서도 의료데이터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진 개별 의료기관들은 쌓아놓은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하는데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24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대한의료정보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의료데이터가 가진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별 의료기관들의 데이터 개방과 활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이영호 교수(의료정보학회 기획이사)는 ‘보건의료데이터 개방∙활용 지수’의 실증 수행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사업은 의료기관들의 데이터 개방∙활용 촉진을 위해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활용 정도를 측정하는 지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며 “세계 최초로 보건의료 데이터 개방 지표가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수는 데이터 개방 거버넌스, 데이터 개방 환경 구축, 개방 데이터 현황, 데이터 품질관리, 데이터 보안 관리 등 크게 5개 영역에 상위지표 9개, 세부지표 18개로 구성됐다.

먼저 지난 5월 해당 지표를 기반으로 각 병원별 보건의료데이터 관리∙개방 담당자들이 자가 측정을 수행했고, 이후 의료∙데이터 분야 전문가 실증위원들이 자가 측정 결과, 근거자료 등을 토대로 세부 지표별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결과 종합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병원은 70점을 기록했다. 대부분이 50점대였으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은 33점으로 병원들 간에 데이터 개방과 활용 정도의 격차가 작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점수가 낮은 곳은 미처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른 병원들과 비교를 통해 데이터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가톨릭의대 의료정보학교실 고태훈 교수는 이처럼 병원별 편차가 컸던 요인으로 데이터 거버넌스 조직을 꼽았다. 그는 “좋은 평가를 받은 곳들은 데이터 거버넌스 조직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빠르게 움직인 곳들”이라며 “병원이 데이터 거버넌스 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향후 데이터 개방과 활용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기관들에 대해선 인센티브가 주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피력했다. 데이터 품질관리, 폐쇄적 분성 환경 구축, 데이터 셋 관련 정보를 공개할 퍼블릭 포탈 수립 등에 인력과 비용 투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고 교수는 “건보공단, 심평원 등 공공기관에 비해 의료기관들은 데이터를 개방하고 활용하기엔 아직 성숙도가 조금 부족하다”며 “이런 평가 지표를 통해 자체 검증하고, 더 나아가 이게 잘 되면 데이터를 잘 개방한 곳은 혜택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플로어에선 향후엔 병원 규모별로 평가 지표 기준을 달리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단 의견도 나왔다. 대형병원과 달리 당장 데이터 개방에 자원을 투입할 여력이 부족한 곳들도 있는 만큼 규모별로 분리하거나,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우선 순위 지표 등을 정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복지부도 동일한 요청을 했다”며 “처음이다보니 인프라가 잘 돼 있는 대형병원 위주로 실증이 이뤄질 수 박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할 것으로 본다”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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