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의료전달체계 공약, "환자 선택권 제한하고 일차의료 살려야"

추무진 후보, 현 집행부의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 의사 밝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협회장 후보자 공약비교 
①문재인 케어
②대정부 투쟁
③의료전달체계 개선 '의협회장 의료전달체계 공약, 환자 선택권 제한하고 일차의료 살려야'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관련한 공약을 빼놓지 않았다. 현 추무진 의협회장이 일방적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강행해 2월 10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안이 상정되는 등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료전달체계란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환자들이 필요할 때에 적절한 의료기관에서, 적합한 의료인에게, 적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을 말한다. 

후보별 의료전달체계 개선 공약을 보면 △최대집 후보, 정부가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충분한 논의 과정 거쳐야 △임수흠 후보, 하루 40~50명 진료·하루 1건 수술로 경영 가능하게 △김숙희 후보, 일방적인 희생 없이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  △이용민 후보, 내·외과계 아우르는 지역 중심의 안정적 일차의료 확립 △추무진 회장, 일차의료 살리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 △기동훈 후보, 경증환자는 1·2차병원에서,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등이다. 

2016년 1월 정부와 시민단체, 의협 등으로 구성된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가 만든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은 지난해 11월 25일 의협 보험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권고문에서 입원실·수술실을 둔 외과계 1차 의료기관은 2차 의료기관으로 상향할 것으로 제시되자, 외과계 의사회는 1차 의료기관의 ‘입원실 유지’를 끊임없이 요구했다. 

의협 집행부는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해 권고문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외과계 의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의협은 외과계 의사회의 주장을 반영해 ’입원실 한시적 허용‘ 대신 ’개방형 병원‘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개방형 병원이란 병원 시설을 외부 의료인에게 개방해 공동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병원협회가 '입원실 허용 반대'를 선언하면서 의협과 병협 간 합의가 깨졌고 자연스럽게 시민단체나 공익단체, 복지부와의 합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이번 집행부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추진하지 않고 차기 집행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기로 결정했다. 

최대집 후보, 정부가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충분한 논의 과정 거쳐야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려면 정부가 국민들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논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병원에 오는 환자 선택권을 당장 제한하면 의료현장의 혼란이 크고 엄청난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의료전달체계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히 논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차기 의협 집행부 임기인 3년 안에도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의협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국민 실생활에 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추진하면 안된다”라며 “일방적인 방식으로 논의할 것이 아니라, 대화의 창구를 충분히 열어놓고 장기적으로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다”고 했다. 

임수흠 후보, 하루 40~50명 진료·하루 1건 수술로 경영 가능하게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료계의 근간을 바꾸는 일이며 충분한 논의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 후보는 “의협을 포함해 전문가들이 위원회를 만들어서 3년 가량의 시간을 두고 만들어야 한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의료전달체계가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고 했다. 
 
임 후보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내과계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등)과 만성소모성 질환, 만성통증 질환 등의 외과계 질환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라며 “이들에는 무리한 검사 없이 하루 40~50명의 외래 환자만으로 경영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을 하는 외과계 의원은 하루 한 건의 수술만 해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후보는 “대학병원은 경증 외래환자 진료에서 벗어나고 중증, 희귀 질환의 진료와 연구, 교육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대학병원은 수가 조정을 통해 의원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경영 환경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숙희 후보, 일방적인 희생 없이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특정 직역의 희생없이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대한민국 의료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 의사의 70%가 전문의라는 기본 시스템 부터 개편해야 한다"라며 "골목마다 동네 의원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개원가, 중소병원, 수련병원과 종합병원, 대한의학회 등이 주도하고 의협의 조율에 따라 전문의 개편과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를 이끌겠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의사와 환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심도 깊은 논의와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라며 "이런 방식으로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된다면 장기적으로 의료비가 절감된다는 것을 정부와 국민에게 설득시키겠다”고 말했다. 
▲(윗줄 왼쪽부터)최대집 기동훈 김숙희 (아랫줄 왼쪽부터)이용민 임수흠 추무진 후보. ⓒ메디게이트뉴스  
이용민 후보, 내·외과계 아우르는 지역 중심의 안정적 일차의료 확립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내과계와 외과계를 아우르는 지역 중심의 안정적 일차의료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내과계와 외과계를 아우르는 일차의료를 확립하도록 하겠다"라며 "일차의료기관 상호간 수평적 진료의뢰를 포함한 합리적인 의료전달체계를 관철하겠다"고 했다. 

이후보는 "내과계는 동네의사 의사 주도로 지역사회 연계한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관리서비스 도입 방안을 강구하겠다"라며 "외과계는 간단한 처치와 수술, 단기입원이 가능한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은 특정 진료과에 이득이 되는 방향이어선 안 된다"라며 "의료계 각 진료과와 병원종별, 직역이 모두 모여 심도 있게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무진 후보, 일차의료 살리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재추진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다시 의협회장에 당선된다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추진하라는 회원들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십수년 동안 대의원총회 수임사항으로 올라왔던 사항”이라며 “무너져가는 동네의원을 살리고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며, 이미 개선됐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추 후보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현재의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 우리나라 의료의 고착화된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지역편중 현상을 해소하고 의원급 의료기관 살리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당장 수술실이나 입원실을 강제로 없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여러 번의 논의를 통해 대부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기동훈 후보, 경증환자는 1·2차병원에서,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려면 의사의 의무 외에 환자의 의무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증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으로 가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다”라며 “경증 질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상급종합병원 외래에서 3분 진료를 하면서 하루에 200명씩 보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경증 환자는 1,2차 병원에서 진료하고, 중증도가 높은 환자는 상급병원에서 심도 있게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 재정립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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