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대체조제에 대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사회가 분담

[칼럼] Guardian Medical Clinic 서성희 원장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영어 컬럼을 하나 쓰게 되었다. 진지한 의료 영어 및 미국, 캐나다, 우리나라의 여러가지 소소한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이지만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와 북미의 그것이 어떻게 다른가 하는 것이었다. 

모든 나라의 의료체계가 각각의 현실에 맞게 장단점이 있겠다만은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훌륭하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오늘 처방약의 성분 대체조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모두 아시다시피 미국의 의료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할 정도로 높다. 그러다 보니 가정의학과 1차 진료를 보는 것도 힘들어 할 수 있지만 처방약을 구입하는 것도 장벽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기본이 되는 고혈압 치료제라고 해도 가격이 비싸서 못 사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흔한 Pfizer의 Norvasc 즉, Amlodipine을 미국에서는 잘 처방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월마트 (Walmart) 약국에서 30일 분량 $4 달러, 혹은 90일 분량 $10 달러에 조제해 주는 $4 Dollar Prescription List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그 리스트를 참조해 가면서 처방했었다.

물론 그 약물 리스트에는 브랜드 약(original drug)은 없었다. 2017년 5월 9일에도 확인해 보니 10년 전에 비해 조금 더 많은 약을 확보하고 있었다. 미국 월마트에서 이렇게 싼 약을 어느 나라를 통해 수입하는 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미국 보험회사에서도 가격 보조를 해주는 약물 리스트를 따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늘 진료를 한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보험에서 어떤 약을 보조해 주는 지도 알아야 할 경우가 많다.

미국보다 사회적 규제가 심한 캐나다의 경우는 다르다. 각각의 주정부에서 모든 처방 약제의 가격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가격 보조를 해주는 약물(medical service plan covered medication)을 지정해서 공표하고 있다.

이는 제약회사 간의 가격 경쟁을 통해 가장 저렴한 약을 하나 지정해 통합 관리하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미국 Pfizer에서 제조하는 Lipitor는 당연히 주정부 보조 약이 아니다. 이 약을 꼭 구매해야겠다고 하면 개인 사보험이 있어야 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차액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약국에서는 주정부에서 인정한 그리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약으로 성분 대체조제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Teva라는 제약사에서 만든 Teva-Atorvastatin으로 말이다.

물론 의사의 입장에서 이 환자는 복제약을 복용하면 알러지 반응이 생겨서 반드시 Lipitor로 조제하라고 못 박을 수도 있다. 물론 환자도 이에 동의를 해야 하지만.

그러나 수 많은 제약회사 중 하나를 지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의사의 책임이 아닌 약국 약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러다보니 약사의 입장에서는 도매상으로부터 약을 더 싸게 공급받게 되면 이윤이 조금 더 남게되는 장점도 있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리베이트도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이 캐나다에서는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계-약업계 간의 의견 차이로 성분 대체조제가 아직 현실화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것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에서 국내 복제약 제조사들 간에 가격경쟁을 시켜야 하고 이러한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그 지정 과정에 모두 동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의사들의 진료 수가를 현실화하고, 높게 보장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약국 약사들도 양심적으로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약을 조제 및 판매해야 한다. 

그러러면 지금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이것을 우리 모두가 분담하고 가야하는데 쉽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무조건적인 의사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눈앞의 작은 이익에 환자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일 또한 없어야 한다.

#서성희 # 대체조제 # 메디게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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