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35% 요양병원·요양원에서 발생...환자들 방치에 K-방역은 어디로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133화. 요양병원·요양원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 속출 

2021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하지만 새해를 희망차게 맞지 못하는 곳이 있다.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속출하고 사망자도 늘고 있는 요양병원·요양원들이다.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 12월 31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요양병원·요양원에서 숨진 환자는 전체 사망자 900명 중 316명, 35.1%에 달하고 있다. 그 중 경기 부천의 한 요양병원에서만 164명의 확진자 중 32명이 사망했다. 병원은 계속 병상을 요청하고 있지만 병상이 부족해 환자를 이송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요양병원·요양원에 감염자가 발생하면 즉시 코호트 격리를 시행했다. 코호트 격리란 사실상 병원을 의료진과 함께 봉쇄해 버리는 것이다. 이는 지난 2~3월 대구 집단감염 사태 때 대남병원을 필두로 한 여러 사례를 통해 방역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고령 환자들의 요양과 간호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인력이나 시설이 중환자의 적극적인 처치를 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이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감염이 퍼지면서 의사, 간호사, 간병사, 직원 모두가 감염자들에게 노출된 채로 혹독한 근무를 이어나가고, 환자들은 감염된 상태로 제대로 된 검사, 상태 모니터링, 치료 없이 방치되고 있다. 간병인도 감염된 상태로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내는가 하면 의료진도 덩달아 확진된 상태에서 치료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나왔다. 

대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코호트 격리 상황에 대비하고 미리 병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집단감염이 재발할 경우를 대비해 환자들을 적절하게 분리, 이송, 배분하고 인력 지원, 물자 지원을 아낌없이 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당시에는 속수무책으로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벌써 10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정부는 사실상 방치했던 요양병원·요양원에서의 사망자가 급증하며 사망자 3명 가운데 1명을 차지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사망자 집계에서 빼기로 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이런 어이없는 조치에 언론과 여론의 심한 질타와 비난이 이어졌다. 결국 방역당국은 지난 12월 30일 집단감염이 일어난 10개 요양병원을 현장 점검하고, 요양병원의 확진자를 전원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전원하기로 결정했다. 조금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조치다.

정부는 한국의 검사(Test)-추적(Trace)-치료(Treat)의 3T를 중심으로 한 K-방역이 쾌거를 이뤄 동북아 방역협력체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3T의 훌륭한 방역의 효과가 지옥에 갇힌  듯한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환자와 의료진들에게도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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