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중앙병원 '의사 수급난'에 응급실 중단…"부실 경영에 직원 월급·퇴직금 미지급"

지역 유일 응급의료센터 운영하며 공공 역할 자처했지만…무리한 신축병원 착공으로 경영난, 의료인력 줄사퇴

김해 경희의료원 교육협력 중앙병원.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경남 김해 지역 종합병원이자 경희의료원 교육협력병원인 김해 중앙병원이 지난달 종합검진센터 운영을 중단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응급의료센터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 중앙병원은 김해 지역 유일한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지역의 공공병원 역할을 해왔지만, 검진센터와 응급실 필수인력인 의사들이 줄사퇴하며 인력 부족을 호소해왔다.

일각에서는 지방 의사 수급난의 심각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실상은 무리한 신축 병원 건축 과정에서 자금 압박을 당해 직원 월급이 밀리는 등 부실 경영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해 중앙병원은 최근 10월부터 건강검진 예약을 한 검진 대상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종합검진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알리는 동시에 지역의 다른 종합병원에서 검진을 받도록 안내했다.

건강검진센터 운영 중단에 이어 최근에는 응급실 운영과 입원 환자마저 퇴원 조치를 진행하는 등 사실상 진료 운영이 일부 파행돼 의료공백이 현실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 중앙병원은 1997년 개원해 124실, 452병상 규모를 갖춘 종합병원이다. 2021년 김해 주촌 지역에 지하 4층 지상 17층, 1010병상 규모의 공공의료원 역할을 할 (가칭)가야의료원 착공을 진행했으나 2024년 개원 예정이라는 약속이 무색하도록 자금난에 부딪혀 건물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병원 자금난에 더해 의사 수급의 어려움으로 진료 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의사들로 인해 의사 급여가 천정부지로 솟으면서 인건비가 병원 지출의 50%를 넘어서면서 경영 악화가 심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김해시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김해 중앙병원 응급실은 당직 의사의 급여가 제때 지급이 안되면서 의사들이 한꺼번에 병원을 나가 남은 인력으로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라며 "건강검진센터 직원 역시 급여 미지급 등을 이유로 이직을 한 상태로 검진 업무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해 중앙병원은 최근 직원의 4대 보험 미적립으로 인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계좌압류 조치를 당해 금융거래가 정지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직원 급여는 물론 퇴직금도 제때 지급되지 않아 의료인력들이 빠르게 유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김해 중앙병원 경영진의 부실한 운영과 더불어 2021년에 무리하게 신규 종합병원 이전 사업을 추진했는데, 이 사업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까지 진료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일정 부분 진료를 하고 있고 입원 환자도 있다. 공식적으로 부도나 파산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건소도 입원 환자들의 불편이 없도록 인근 병원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민간 병원의 경영 문제에 직접 개입을 할 수는 없지만,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 정상화를 위해 법원 회생 절차 등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극심한 경영난으로 기존 직원들의 인건비가 지급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해 버티던 의료진들이 이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 측이 지역의 의료인력 수급난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경남 지역 한 개원의는 "김해 중앙병원은 오래 전부터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다가 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지방에서 병원을 크게 짓는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가 되거나 환자 유치가 가능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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