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마저 사직할까…전국 의대교수 설문 실시

전공의 일괄 사직∙대규모 하반기 모집에 반발…이미 젊은 교수∙응급의학과 중심으로 이탈 현실화

충남의대 비대위가 전국 의대교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전공의 사직 일괄 처리와 하반기 모집을 통해 전공의 복귀를 꾀하고 있지만, 정작 의과대학 교수들은 사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의대 교수 비대위는 최근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을 상대로 ‘병원의 일괄 사직 및 대규모 하반기 모집’에 대한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비대위는 이번 설문에 대해 “아마도 많은 일선 교수들이 병원장, 재단 등에 대한 정부의 강압 또는 자발적 협조를 통해서 일괄 사직 및 대규모 하반기 모집이 이뤄진 것에 많은 분노를 느끼실 줄 알고 있다”며 “전국 모든 의대 교수들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설문 항목은 병원의 일괄 사직 결정, 사직서 수리 시점, 병원 하반기 모집, 하반기 모집 확정 시 실제 전공의 선발 여부 등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일괄 사직과 대규모 하반기 모집에 대한 책임 소재, 이 같은 결정이 향후 교수와 전공의 관계에 미칠 영향, 하반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저수가, 의료사고 법적 리스크 등에 대한 질의도 포함됐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교수 사직과 관련된 항목이다. 전공의가 사직하고 학생이 휴학∙유급될 경우 교수들도 실제 사직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인데, 비대위는 해당 항목에 ‘이 답변은 특히 신중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일부 의대의 경우 이번 사태 초기부터 교수협 차원에서 교수들의 사직서를 취합하고 병원 측에 제출하기도 했지만 실제 수리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병원 입장에선 교수들까지 일괄 사직 처리할 경우 병원 운영이 불가능 한 데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도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일 뿐 실제 사직을 원해서는 아니라고 판단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실제 교수를 포함해 사직 처리가 되는 전문의들의 사례도 생기고 있다. 특히 응급의학과의 경우 교수들이 일시에 사직하면서 파행 운영을 겪는 병원들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40개 의대 소속 병원 88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문의는 1451명이었고, 그 중 사직서가 수리된 건 255명(17.6%)이었다. 사직서 제출 전문의 수는 최초 조사 시점인 지난 5월 2일 대비 15.8% 증가했고, 사직서가 수리된 인원도 2.3배가 늘었다. 
 
한 의대 교수는 “이미 조용히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사람들이 꽤 있다. 특히 젊은 교수들의 이탈이 많다”며 “이대로는 학문의 대가 끊기고, 전공의 교육을 시킬 사람도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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