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여야 모두 간호법안을 발의하며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양당이 하루 차이로 간호법 발의를 서두르게 된 이유에 대해 보건의료계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민주당, 5월 조정안 무산되고 원안대로 발의 준비했지만 일부 의원들 이견
24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간호법을 둘러싼 이해갈등과 우여곡절이 상당하듯, 이번 22대 국회 역시 양당이 간호법을 발의하기까지 비하인드(Behind)가 많다.
정부와 여야당은 지난 5월 말 21대 국회에서 간호법 통과를 위해 법안 조율 물밑 협상을 통해 일부 조정안 합의까지 도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고영인 의원이 최초 발의했던 원안에서 ▲간호조무사의 학력 기준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간호사의 업무에서 의료기사의 업무를 제외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야 대립으로 인해 성과없이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22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민주당은 다시 고영인 의원이 발의했던 원안으로 재차 법안을 발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5월 조정안을 고려해 쟁점 사안에 대해 재차 논의한 뒤 발의하는 것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이견이 나오면서 민주당은 5월 13일 의원총회에서 간호법을 제외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김건희 특검법'과 '방송 3법' 등에 대해서만 당론으로 채택했다.
여당에 간호법 선점 뺏기지 않기 위해 하루 일찍 발의 서둘러
법안 발의를 미루는 듯 했으나 국민의힘이 간호법 발의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따라 민주당도 법안 발의를 서둘렀다. 결국 간호조무사 학력 기준 등 5월 논의 사항이 빠진 채 민주당은 여당보다 하루 앞선 19일 기존 고영인 의원안을 골자로 간호법을 발의했다.
자칫 간호법 발의 선점을 정부여당 측에 빼앗길 경우, 간호법 주도권을 여당이 쥐게 되면서 향후 법안 논의와 통과 과정에서 여당에게 휘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의를 제기했던 일부 의원들도 향후 상임위 법안심사 과정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을 다시 논의하는 정도로 법안 발의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내부 의견 조율 후 간호법 발의가 이뤄지면서 민주당은 20일 의원총회에서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 등도 당론으로 채택하는 수순을 거쳤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민주당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인해 통과가 무산된 법안들을 재차 추진하려는 의사가 강력하다. 이를 통해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속내가 숨겨져 있다"며 "특히 간호법의 경우 여당 측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선점을 위해 먼저 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간호법 의료계 압박 카드…보건의료계도 반대하기 ‘난감’
대통령 압박 수단으로 간호법 통과를 밀어붙이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의료계 압박용으로 간호법을 꺼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진료지원인력(PA) 간호사의 범위와 지위 등이 명시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법안 13조는 전문 간호사와 더불어 일반 간호사도 의사의 포괄적 지도와 위임에 따라 검사와 진단, 치료, 투약, 처치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간호법을 통해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 사직에 이어 무기한 휴진까지 예고하고 있는 의사단체를 압박하고 반대로 의사들의 빈 자리를 PA간호사로 채우겠다는 취지다.
여야 모두 당론으로 간호법 추진을 강행하자 보건의료계는 간호법을 무작정 반대하기 애매한 위치가 됐다. 간호법 저지를 위해 뭉쳤던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 역시 지난해에 비해 조직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특히 국민의힘 안은 간호조무사들의 요구가 수용돼 있는 반면, 민주당 안은 간호조무사 대신 의료기사 주장이 반영돼 있어 보건복지의료연대 안에서도 하나의 목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는 "우선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공동 요구안으로 이들 단체가 요구하는 안이 모두 수용될 수 있도록 주장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국회가 보건의료계를 갈라치기 하는 상황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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