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대개협 "국민 생명 구하고 의료 붕괴 막기 위해 의료계와 함께 하는 방역 정책 재수립해야"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은 15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준비되지 않은 '위드 코로나' 정책의 실패를 사과하고,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방역 정책을 즉각 재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와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공공병원과 민간 병원 가릴 것 없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모든 병원에서는 의료의 한계를 호소하고 있고 의료진들은 번아웃 되고 있어 의료 시스템의 붕괴는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위드 코로나' 정책의 철회나 변화는 생각하지 않고 민간병원들을 옥죄어서 병상만 추가로 강제 징발하고 있고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백신 접종만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이전부터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에 의해 면역이 확보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통해서 코로나19가 방역의 영역이 아니라 의료의 영역에서 질병 자체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상황이 돼야만 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와 방역 당국은 들쭉날쭉한 백신 접종 기간, 통일성 없이 도입된 백신의 종류, 원칙 없는 교차 접종 등 백신과 관련해 어느 것 하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부스터 접종에 대한 사전 준비나 대국민 설득 작업도 없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의 도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병의협은 "결국 체계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공급되기 전인 지금 시기에 이뤄진 '위드 코로나'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정책을 위해서 준비한 것이라고는 민간병원들에 대한 병상 강제 징발 말고는 없었다"라며 "정부는 추가 코로나19 전담 병상마저도 환자 폭증 규모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이 부족한 병상을 기다리다가 죽어나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의료 인프라가 약한 외국에서나 벌어졌던 안타까운 사태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준비되지 않은 '위드 코로나' 정책의 실패에 대해서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국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방역 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라며 "의료진 번아웃 및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인력 확보를 위해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와 긴밀히 협조하라"고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도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즉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12월14일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일 사망자수 94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이 코로나19로 인해 희생된 날이다. 위중증 환자 역시 906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라며 "전 국민이 전염병으로 이렇게 죽음의 문턱에 가까이 와 본 적이 없는 최고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라고 우려했다.
대개협은 "일상회복의 완급조절에 실패하면서 환자 수가 급증했고 거기에 오미크론이란 변이까지 생기자 의료체계는 거의 마비 상황에 도달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 국민은 위험에 노출돼 있고 지친 의료진들 또한 버티기 어려운 매우 힘든 상황이어서 당장 전염병 확산을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했다.
대개협은 "현재 확진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입원도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응급실에서는 병상 배정이나 이송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각 병원은 코로나 병실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건물 자체가 음압시설 설비에 적합하지 않아 병실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도 있다. 어렵게 확보한 병실에는 환자를 볼 의료진이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개협은 "의료진은 치료뿐 아니라 백신 접종, 방역과 행정까지 과도한 업무로 거의 탈진 상태이다. 혹시라도 코로나 확진자라도 다녀간 것이 확인되면 진료 중단, 의료진 격리, 병동 폐쇄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경영 손실까지 이중 삼중고를 감당해야 한다. 정부는 무조건 코로나 병실을 마련하라는 무책임한 행정명령만 남발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감염학회 등 일부 단체는 지난 13일 긴급 공동 성명을 내고 강력한 '긴급 멈춤'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증가 속도를 억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라며 "지금은 '단시간의 강력한 멈춤' 등 전염을 막을 수 있는 모든 정책을 동원해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의료와 방역에 있어 최고 전문가인 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음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전한다"라며 "이제라도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고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기 위해 현재의 주먹구구식 방역 대책을 폐기하고, 진료 현장 중심의 과학적인 기준을 반영하도록 의료 전문가 단체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돌파감염과 변이 바이러스의 높아진 감염력에 대한 대응책 ▲강력한 거리두기 시행 ▲중환자 병상확보와 진료체계 구축 ▲재택관리에 대한 보완책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 대책 ▲탈진 의료진에 대한 대책 등 신속한 정책 결정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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