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 “복지부 장관 취임하면 9.4의정합의부터 시작하자”

노정합의와 함께 진일보한 결과내야…조 후보자 기재부 경험 살려 예산 확충 노력도 요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오늘(2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신임 장관이 가장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로 '의정합의 이행'을 꼽았다. 이제는 장관이 총대를 매고 협의를 진행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또한 조 후보자가 기획재정부 출신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복지부 예산을 확충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마스크까지 벗은 상황…지금이 공공의료 확충 위해 의정협의 적기
 
정춘숙 위원장은 26일 국회전문지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조규홍 후보자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조 후보자가 상대적으로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정 위원장은 조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게 될 시, 9.4 의정합의를 최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봤다.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의사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논의를 이제는 다시 시작할 때가 됐다는 취지다.
 
정춘숙 위원장은 "장관 후보자가 의료 정책 분야에서 1순위로 챙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의정협의 이행이다. 의정협의에 관련된 내용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이제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인력, 인프라 등 예산이 책정돼 있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책이 멈춰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종식 이후'라고 명시됐던 협의 시기에 대해서도 현재가 적기라는 게 정 위원장의 견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어느 정도 종식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앞서 코로나 종식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인해 의료계와 정부는 협의 시기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그는 "실외 마스크는 완전히 벗게 됐고 실내에서도 언제 벗을지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지금은 의정합의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포스트 코로나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의정-노정합의 같이 가면서 진일보한 결과 도출해야
 
정 위원장은 의정협의에 따른 논의 방향성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진일보한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와 협의한 노정합의와도 걸음을 맞춰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그는 "공공의료 확충 논의 중 간호사 지원 등 얘기는 많이 이뤄졌지만 가장 핵심 내용인 의사 인력 등 내용은 다 빠졌다. 단순히 의대 정원 논의 뿐 아니라 지방에 의사 인력이 부족한 문제도 있다. 이런 부분에서 진일보한 결과들이 도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의정합의과 노정합의는 같이 가야한다. 노정합의가 큰틀에서 이뤄졌다면 그 안에서 의정합의는 의사 수, 의대 설립 등 문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다. 이 부분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정협의 문제에 대해 조규홍 후보자도 문제 해결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을 통해 "고령화 등에 따른 의료수요 증가로 의사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의대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돼 있다. 배출된 의사들도 선호도가 높은 영역으로 몰리는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의료격차 및 의사인력 불균형 해소를 위해 양성과 배치, 근무 환경 개선 등과 함께 코로나 안정화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계와 적정 의사인력 확충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조규홍 후보자, 복지부 예산 ‘삭감’ 아닌 ‘지킴이’ 돼야
 
조규홍 후보자가 기재부에 오래 있었던 이력을 살려 '복지부 예산 지킴이'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방향에 맞춰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에게 자발적인 혁신방안을 요구했다. 예산 절감과 보수 합리화 등 운영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2일 당시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은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지난 5년간 공공기관 수, 인력, 부채 모두 대폭 증가했다. 스스로 점검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향후 복지부 예산이 줄고 보건의료 서비스 자체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정 위원장은 "조 후보자는 기재부가 오래 있었기 때문에 시스템을 잘 안다. 그런 장점을 살려 복지부 예산을 지키고 확보하는 역할을 장관이 해야 한다"며 "그동안 장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차관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는 기초생활 수급자, 아동 수당 등 직접 예산이 많다. 또한 병원과 의료에 관련된 예산이기 때문에 줄일 수 없다. 줄인다고 해도 줄일 수 있는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라고 본다"며 "조 후보자가 직접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을 강화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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