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한미약품 등 당뇨병 개량신약 승자는? 전략노출 우려·비공개 다수 임상 진행 중

"최적 용량·비율 찾아 당뇨 파이프라인 확장·강화" 목표

사진 = 당뇨병 치료제(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당뇨병 복합제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특히 종근당, 한미약품 등은 전략 노출을 우려하면서 최적의 용량과 비율을 찾기 위한 비공개 임상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당뇨병에 적응증을 가진 개량신약 CKD-393에 대한 임상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전북대병원에서 진행하며, 건강한 성인에서 CKD-393의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공개, 식후, 단회투여, 교차 임상시험이다.

이미 종근당은 올해 1월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CKD-393에 대한 임상1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는 건강한 성인에서 식후 CKD-393를 투여했을 때 CKD-501, D759, H053 등과 병용투여 시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비교하기 위한 임상시험이며, 무작위배정, 공개, 단회투여, 교차로 설계됐다.

앞서 지난해 2월과 5월, 12월에도 각각 고려대의과대학 부속병원, 분당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한 바 있다. 고대에서 진행된 임상은 CKD-393의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는 시험이었으며, 차병원에서는 CKD 501, D759와 D150 간의 약물상호작용·안전성을 평가하는 시험, 세브란스에서 진행된 임상은 식후 CKD-393 0.5/100/1000 mg 투여 시와 CKD-501, D759, D150 병용 투여 시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시험이었다.

종근당 공시에 따르면 CKD-393 개량신약 후보물질은  이미 2017년에 임상3상을 시험한 약제며, CKD-393 외에도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개량신약 후보물질은 CKD-383, CKD-389, CKD-398, CKD-396 등이 있고 이들 모두 임상을 진행했다.

CKD-383 역시 지난해 3월에 이어 올해 2월 각각 세브란스병원에서 용량별 투약과 병용투여 등에 대한 임상1상을 종료했고, 전북대병원에서 CKD-389와 CKD-398의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각각 지난해 3월, 올해 4월에 임상1상을 진행했다.

이미 종근당에는 자누비아, 자누메트정, 자누메트XR서방정 등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약제가 있고, 이들 매출액은 755억9600만원으로 약 12%를 차지한다. 또한 종근당의 두 번째 신약 듀비에(로베글리타존)도 TZD계열 당뇨병치료제며, 이외에도 지난해 5월 출시한 SGLT-2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제네릭 종근당다파글리플로진 정 5밀리그램, 10밀리그램을 비롯해 리나메트, 리나그립 등의 제네릭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당뇨병 라인업에도 불구, 종근당은 잇따라 당뇨병 개량신약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 대형제약사와의 임상 경쟁은 물론, 아스트라제네카가 SGLT-2 억제제 포시가와 온글라이자+메트포르민을 더한 3제 복합제 큐턴메트XR을 출시한 데 따른 시장 확대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있어 경쟁사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기 때문에 구체적인 임상 계획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현재 진행되는 당뇨병 개량신약에 대한 임상 정보는 모두 비공개며,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서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하는 임상들 모두 기존약물과 복합제에 대한 개량신약 연구로, 최적의 용량을 찾기 위한 시험이다. 복합제는 용량, 2제냐, 3제냐에 따라서 다르고 용량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외의 구체적인 정보는 경쟁사에 아이디어 유출 등을 우려해 설명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3제 복합제에서 어떤 성분을 얼마큼의 비율로 적용할 때 최적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연구를 수년째, 수차례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SGLT-2 억제제 제네릭은 물론 TZD를 라인업에 보유하고 있는 만큼, DPP-4 억제제, GLP-1 유사체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개량신약에 주력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LG화학도 자체 개발한 DPP-4 억제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에 포시가, 메트포민 등 3제 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의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을 오는 2023년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약제 단독 임상은 물론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임상(1상)을 시행해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안전성을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임상 3상시험계획도 승인을 받았다.

동아에스티 역시 슈가논(에보글립틴)에 SGLT-2 억제제를 합친 복합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노원을지대학교병원을 비롯해 27개 병원에서 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메트포르민과 에보글립틴 병용 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을 추가 병용 투여 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환자모집은 완료한 상황이며 임상 종료시점은 2022년 5월로, 이중눈가림, 무작위배정, 위약 대조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8월에도 메트포르민과 다파글리플로진 병용 요법으로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 에보글립틴을 추가 시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을 시행했다.
 
한미약품은 당뇨병 개량신약 후보군만 6개다. 이중 이미 개발을 완료한 제품도 있으나, 시장성과 제품 생산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미약품의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개량·복합신약 라인업을 보면, 특허문제로 출시가 보류된 빌다글 정, 빌다글메트 정을 비롯해 HGP1602, HCP1801, HCP1902, HCP1904 등이 있다. 

이중 HGP1602(다파글리플로진L-프롤린)은 지난 2019년 고대부속병원에서 28명을 대상으로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1상을 완료했으며, 같은 해 HCP1801(다파글리플로진L-프롤린, 메트포르민염산염)에 대한 임상1상을 제2형당뇨병환자 68명을 대상으로 경북대병원에서 진행한 바 있다. 올해 4월에는 HCP1902에 대한 임상1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해당 임상은 HCP1902 단독투여, RLD2007과 RLD2008 병용 투여 시의 약동학적 특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며, 32명의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전북대병원에서 종료했다.

HCP1904에 대해서는 4차례 임상시험이 진행됐으며 모두 고혈압을 적응증으로 한다. 당뇨병 임상은 아직까지 초기단계 파이프라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략 노출 등을 우려해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복합제 형태의 당뇨병 개량신약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개발 계획이나 출시일정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 경쟁사와의 아이디어 공유를 방지하기 위해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해 여러 형태로 개발 중인 상황이라는 점만 공유할 수 있다"면서 "또한 단순히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생산, 영업 교육 등은 모두 기간을 예측하기 어려워 발매 시기나 일자도 전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약효를 늘려주는 '랩스커버리(LAPSCOVERY™, 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 Platform Technology)'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하는 바이오신약도 적극적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사노피로부터 반환된 에페글레나타이드(LAPS-Exd4 Analog)는 최근 글로벌 임상 결과가 의학저널 란셋에 등재되는 등 결과가 긍정적인 상황이다.

한미 관계자는 "사노피에서 반환을 결정한 후 관련 임상데이터들을 넘겨주고 있는 상황인데, 자사로 넘어온 결과들이 매우 긍정적이었다"면서 "일단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라이센스아웃 재추진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얀센으로부터 반환된 GLP-1 기반 이중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LAPS-GLP1/GCG, HM12525A)  역시 MSD 재이전이 이뤄졌다. 다만 당뇨병 적응증이 아닌,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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