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로 재택 원격의료 확산 우려...범위·책임소재 명확히 하고 일차의료기관도 참여해야"
대한개원의협의회 기자간담회, 위드코로나 장기 대책으로 일차의료와 응급의료대책 마련 주문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재택치료를 한다고 하지만 자칫 '재택 원격의료'가 확산될 수 있다. 재택치료의 정확한 범위와 기준을 정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을 반드시 부여해야 한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1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재택치료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진행된 위드코로나를 위해 전국 17개 시도에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 93곳(수도권 59개소·비수도권 34개소)을 지정했으며 76개 의료기관을 추가로 지정했다. 재택치료관리의료기관은 24시간 재택치료 대상자 상담·진료 및 응급상황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지자체 확진자 발생규모, 가용 의료자원 등 여건을 반영해 지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료경험이 있는 감염병전담병원, 생활치료센터 협력병원을 우선 지정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외 병원도 요건을 갖추는 경우 지정하도록 했다.
재택치료 적용 수가는 재택치료 전용생활치료센터 환자관리료 1형(5만 5900원, AH355)과 2형(11만 1930원, AH356)으로 나뉜다. 1형은 의료인력 24시간 모니터링, 2형은 생체징후 이상 증상으로 집중 진료 관리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환자관리료 2형은 재택치료 대상자의 생체징후 이상 증상 또는 고위험군 증상 등이 의심돼 집중적인 진료·관리가 필요한 경우 최대 3회까지 산정이 가능하다.
재택치료 범위·책임소재 명확히 하고 개원가 참여시켜라
김동석 회장은 “재택치료를 하려면 의사가 2명 이상 있어야 하는 데다 응급구조 시스템을 갖춰야 해서 주로 병원급에 한정한다”라며 “의원급이 들어갈 수 있도록 보완작업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과 가장 가까운 의원급을 배제한다면 개별적인 병원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재택치료 일일 수가의 정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지금은 수가가 야간인지 주간인지조차 헷갈린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이다. 의사에게 고의 과실이 아닌 경우에도 책임을 묻고 있지만 전화통화를 하지 못하는 등의 재택치료 상황에서 의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김 회장은 “특히 자칫 하다가는 재택치료가 재택의료가 될수 있는 만큼 대한의사협회가 주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라며 “코로나19가 확대되면 의원급에서 어떻게 재택치료에 동참할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현재 총무부회장은 “재택치료가 아니라 재택관리다. 주사를 놓거나 혈압을 잴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면 많은 고민과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의료계 자체적으로라도 재택치료의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장 부회장은 “접종의료기관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전 직원이 매달려서 전화를 받고 심하면 접종자를 위로해주고 검사하고 이상이 생기면 응급실도 보냈다”라며 “응급 환자가 생긴 다음에 환자를 후송시켜도 특별한 성과가 없는 현재 상황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좌훈정 기획부회장은 “재택치료에 대해 명칭 자체가 잘못됐다”라며 “방문진료나 방문간호는 이미 하고 있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재택치료는 코로나19 환자의 재택 원격의료다”라며 “급하다고 코로나19 환자로 시작한 재택 원격의료가 그대로 정착되면 다른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고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좌 부회장은 “아울러 개원의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위드코로나로 가다 보면 도저히 환자들을 다 수용할 수 없고 재택에서 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라며 “병원급이 코로나19 환자 관리를 하다 보면 나머지 일반 환자를 다 관리하기 어렵고 모든 의사들이 그 환자들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위드코로나 응급의료대책, 일차의료 등 장기 대책 마련 시급
이은아 의무부회장(신경과의사회장)은 “일차의료기관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진료를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일을 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그렇고 부스터샷도 이제 시작하고 있다. 국가가 무료로 제공하는 독감예방접종에도 나서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그만큼 의료체계가 가장 잘 구축됐고, 일차의료기관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고 본다”라며 “일차의료기관에 대해 국가 차원의 지원과 활성화를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코로나19 양성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경증이어서 갈데가 없어서 24시간이 지나서는 투석이 필요해서 갈 병원이 없고 48시간이 지나면서는 중환자가 돼서 갈 병원이 없다. 위드코로나 취지는 매우 좋지만 응급의료대책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응급실은 환자가 불편하다고 가는 곳이 아니다. 접종 이상반응 환자들이 응급실에 방문하다 보니 정작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의료전달체계가 혼란이 와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환자 권익을 추구하기 위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지원이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라며 “마찬가지로 일차의료에서도 각각의 역할을 그대로 최선을 다할 때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동석 회장 외에 윤인대 부회장(대한성형외과의사회장), 좌훈정 기획부회장, 김재연 부회장(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장현재 총무부회장, 곽미영 공보부회장, 박기원 감사, 장영록 법제부회장, 이호익 대외협력부회장, 이은아 의무부회장(대한신경과의사회장), 이형민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장,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 등 임원진이 대거 참석했다.
대개협은 이날 대한응급의학의사회를 산하단체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 개원의 200명과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400명이 모여 회원들의 권익 보호와 정책 제안을 위한 단체다. 응급실에는 700여명의 비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어 응급의학의사회로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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