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의협회장 선거판 시작되나…주수호·박인숙 등 출마 소식에 의료계 '들썩'

기존 이필수-임현택-박명하 회장 3인 구도에 주수호 전 회장-박인숙 전 의원 출마 의사 밝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내년 초 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 사전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시작을 끊은 장본인은 의협 주수호 전 회장이다. 주 전 회장은 26일 '미래의료포럼'을 출범시키며 거론되는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예비 후보들 중 가장 먼저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아직 출마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차기 의협 회장 선거 후보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박인숙 전 국회의원, 현 의협 이필수 회장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등이다.

주수호 회장, 150여명 미래의료포럼 명단 공개하며 세과시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전 회장. 

가장 먼저 의협회장 선거 행보에 나선 주수호 전 회장은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 대변인과 제32대 의협 대변인을 맡으면 의료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금품로비 발언 파문으로 퇴진한 장동익 전 회장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에서 31.5%의 득표율로 2007년 제35대 의협 회장에 당선됐다. 

주 전 회장이 다른 차기 후보들 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 이유는 10년이 넘는 공백을 깨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발기인으로 150여명의 미래의료포럼 명단을 공개하면서 빠르게 세를 과시함과 동시에 미시적 문제 보단 근원적 문제로 꼽히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나 '분열된 의료계를 단합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 등 대표 의제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인사는 "주 전 회장이 오랜 공백으로 인해 세부적인 의료계 현안에 있어선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오랜 경험과 연륜으로 개원가 뿐만 아니라 전공의, 대학 교수, 의학회 등을 아우를 수 있는 내공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충분히 차기 선거에서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의료포럼은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와 사이비 의료 철폐 등 주수호 전 회장의 슬로건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선거 과정에서 주 전 회장의 싱크탱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은 선거와 별도로 향후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개혁해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전했다. 
 
26일 미래의료포럼 창립총회에 모인 의사 회원들. 

박인숙 전 의원 의협회장 선거 출마 하마평에 의료계 관심도 증가 
 
박인숙 전 국회의원.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로 박인숙 전 의원의 의협 회장 선거 출마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전 의원은 당장 출마를 확정하진 않더라도 "의협회장 선거 출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교수에 국민의힘 2선 출신 박 전 의원의 의협 회장 선거 출마는 의외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의협이나 의사회 등 의료계 활동 이력이 없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흑색선전과 계파 정치에 싫증을 느낀 회원들에게 반향을 얻고 있다. 

박 전 의원의 가장 큰 장점으론 19~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쌓인 인맥과 노하우가 꼽힌다. 실제로 간호법안과 비대면진료 법제화 과정을 거치며 의료계 내부에선 의협의 정치력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강력한 정치력을 가진 간호협회나 약사회와 달리 상대적으로 의협은 항상 대외협력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다만 박 전 의원은 의사회나 의협 일을 해보지 않아 경험과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공존하며, 앞으로의 주장에 의사회원들의 민심을 얻을지가 관건이다.  

미묘한 이필수-임현택 회장 관계…박명하 회장은 간호법 이후 숨고르기 중 
 
사진 왼쪽부터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또다른 하마평 후보인 이필수 회장과 임현택 회장의 관계는 묘하다. 이 둘은 지난 41대 회장 선거 당시 함께 결선에 올랐던 사이로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임현택 회장은 일반 회원들 사이에 '행동대장'으로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임 회장이 다시 1차 투표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면서 재차 둘 사이에 대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필수 회장은 탄핵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개최로 인해 위기를 맞는 듯했으나, 탄핵 불발이 된데 이어 오히려 이필수 회장에 대한 긍정적 여론도 상향하고 있다. 임총에서 비대위 구성 반대표가 75%를 넘으면서 임총이 오히려 이필수 회장에게 내부 결속력과 대외 협상력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박명하 회장은 간호법 비대위 해산 이후 활동이 뜸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비대위원장을 맡아 간호법을 막았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에 관심이 쏠리면서 활약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는 평도 공존한다.  

박 회장은 서울을 기점으로 한 지지도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코로나19 서울형 의원급 의료기관 재택치료 모델을 만들고 현안 대응을 위해 의료계 최초로 원격의료연구회를 발족시켜 호응을 얻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주수호 전 회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 의사가 있는 인사들이 공식적인 활동들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의대 정원 확대나 비대면진료, 재차 발의되는 간호법안 등 각종 현안이 많은 만큼 향후 어떤 선거 양상이 만들어질 지는 아직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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