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화이자 백신 공급 선회 이유…부스터샷‧변이바이러스 대처 강점

끊임없이 제기됐던 백신 물량 수급‧부작용 논란 풀어낼 해법…2분기 접종율 하락 막아야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백신 물량 수급과 부작용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해법으로 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 세계적인 화이자 백신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화이자 백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U, 화이자 18억회분 확보 나서…부스터샷‧안전성 면에서 강점
 
방역당국은 최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2000만 명분에 대한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화이자 백신만 3300만 명분을 확보했다.
 
이는 올해 우리나라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으로 화이자 백신은 지난 3월 24일 공급을 시작으로 매주 정기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26일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한 상태로 계획대로 차질없이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9월말까지 전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번 달부터 주요 선진국의 화이자 백신 계약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은 최대 18억회분의 화이자 백신 확보에 나선 상태고 영국은 4000만회 추가물량 확보를 위해 계약협상 중이다. 캐나다도 3500만회 분의 부스터 물량을 계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의 계약 확대는 부스터샷으로 불리는 3차접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스터샷은 면역 지속기간을 늘리고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맞게 되는데 화이자 백신의 mRNA 플랫폼이 부스터샷 접종에 유리하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뱡의학과 교수는 "mRNA는 그 자체로 유전정보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변이된 유전 부분을 편집해 재제조하기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mRNA는 중복 접종에 따른 효과 저하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은 접종이 지속될수록 면역 기능을 축적하는데 불리하다. 전달체인 아데노바이러스 자체에 면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AZ 백신에 비해 검증된 안전성도 화이자 백신 확대를 부추긴 이유 중 하나다. 유럽의약품청(EMA)에 따르면 AZ 백신은 드물게 예방 접종 후 2주 이내에 60세 미만 여성에게서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MA는 뇌정맥동혈전 이외에 혈액응고가 복부(비장정맥혈전증)와 동맥에서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현재 뇌정맥동 혈전증은 100만 접종당 5건, 내장정맥 혈전증은 100만 접종당 1.5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화이자 백신은 가장 먼저 임상 3상 시험결과를 발표했고 안전성에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추가적인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이미 미국은 화이자 관련 청소년 임상 결과 발표와 함께 임산부 접종 계획도 밝혔다. 집단면역을 위해 전인구에 대한 빠른 접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이 가장 앞서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AZ→화이자 백신 무게 중심 이동…2분기 접종율 상승 모멘텀 필요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해 백신 선구매 협상 과정에서 가격과 유통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받던 AZ 백신을 중심으로 국내 접종 계획을 짰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AZ 백신 관련 혈전 부작용 논란이 붉어졌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추가 접종이 필연적인 상황에서 AZ 백신의 면역 효과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수세에 몰렸다.
 
실제로 백신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가 떨어지면서 접종 동의율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6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백신 접종자 전체 동의율은 75% 정도로 보건의료인이 46.3%, 학교와 돌봄교사 등이 65%에 불과하다"며 "백신 확보도 중요하지만 접종 동의율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번 화이자 백신 추가 공급 계약은 방역당국의 백신 접종 계획의 무게 중심 이동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많았던 AZ 백신에서 화이자 백신으로 공급 물량 확보를 선회하면서 다가오는 3~4분기 접종을 대비하는 것이다.
 
즉 이번 화이자 백신 공급 계약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백신 물량 수급과 부작용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해법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확보된 화이자 백신의 공급이 3~4분기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2분기 백신 접종 공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정 교수는 "현재 분위기론 2분기 접종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혈전 부작용 등으로 인해 AZ 백신에 대한 신뢰가 낮은 상태에서 화이자 백신이 3분기에 충분히 공급된다는 발표가 오히려 2분기 접종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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