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몸에 칼 대는 행위는 의사 손에...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위해 '수술 전담 전문의' 제도 도입해야

[칼럼]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언론을 통해 의사면허가 없는 사람이 불법 대리 수술하는 장면을 보고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대한의사협회와 관련 단체들은 이 사건에 관련한 사람들에 대해 모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불법의료행위가 국민에게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위해를 생각한다면 응당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불법의료행위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고민이 없이 땜질식 처방으로는 난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대한의사협회 산하단체인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수년 전부터 대형병원의 불법UA(unlicensed assistants:무면허보조자) 근절을 위해 노력해왔다. 불법UA가 말 그대로 무면허 의료행위이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무면허 의료행위는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고, 심지어 불법UA를 양지에서 활동하도록 합법화해달라고 하는 형편이다.

면허의 범위는 의료법에 엄격히 정해져 있고 법대로 집행해야 하는 정부도 잘 알고도 이를 어쩌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집행 방향성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으니 대형병원은 봐주고 중소병원과 개인 의원은 즉각 처벌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다. 이것 또한 국민이나 의사가 볼 때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현행법에 따라 무리 없이 점진적 개선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수술전담의' 또는 '수술전담전문의' 제도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의 수술실 버전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수년 전부터 준비해 현재 대학병원을 비롯한 많은 병원에서 안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병원 내의 교수 인력 부족, 전공의 인력 부족을 훌륭히 대체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과 수가 인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여기에 수술전담전문의(수술전담의)를 법과 제도적으로 인정해준다면 수술실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근절하여 환자들의 불안을 줄여줄 수 있고, 병원 입장에서도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떳떳하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최소한 수술 부위를 여는 행위, 몸에 칼을 대기 시작하는 행위는 의사의 손에서 시작돼야 하지 않겠는가. 최소한 환자가 수술이 끝나고 눈을 떠서 처음 보는 사람이 의사여야지 않겠는가. 의사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환자를 본다는 말을 하곤 한다. 환자들이 가장 원하고 피부에 와닿는 일이 무엇인지 한 번 고민해 볼 때이다.

이런 면에서 수술 전담 전문의(또는 수술 전담의)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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