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위험한 비대면진료 실험을 위해 의사들을 겁박 말라!"

[칼럼] 정인석 미래의료포럼 홍보위원장

사진=챗GPT가 그려준 비대면진료를 하는 의사와 대면 복약지도를 하는 약사의 차이. 

[메디게이트뉴스] 보건복지부는 지난 18일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사업자단체가 회원을 대상으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에 단체 차원의 불참을 요구하고 있어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 판단시 시정명령, 과징금, 고발 등 엄중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는 협박성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야간과 휴일에는 재진은 물론이고 초진마저도 비대면진료를 확대 허용하는 등 국민 편의성이라는 미명 하에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의 원칙을 무시한 정책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의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책을 수정 보완하기는커녕 오히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보건복지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올바른 의료를 공급하려는 의사단체들이 회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서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어떻게 공정거래위반이 된다는 말인가!  

그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잘못된 점을 하나 더 꼽자면, 국민들의 편의성을 빌미로 비대면 진료는 초진 진료마저 대폭 확대해서 허용하면서도 약은 왜 반드시 대면으로 약국에서 구입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주간은 차치하고서라도 야간과 휴일에 문을 여는 약국이 몇 개나 된다고 환자들을 약국 뺑뺑이까지 돌리면서도 비대면 약 배달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보건복지부는 이 질문에 대해서 국민들과 의사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답변을 해야 할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비대면 약 배달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가 약사단체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말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약사복지부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분명한 반쪽짜리 정책이자 직역 차별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반쪽짜리의 잘못된 정부 정책에 대해 의료의 전문가로서 일관되게 정책의 부당함을 주장해온 의사들의 타당한 주장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면서,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단체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겁박하며 나서는 것과는 달리 약사들에게는 어떤가. 약의 구입에 있어서는 약국에서의 약 구입만을 허용하고 비대면 약 배달은 허용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행태의 보건복지부가 오히려 공정거래법 위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문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현재의 잘못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만약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계속 시행하고자 한다면, 초진 진료를 배제함은 물론이고 약 배달까지 허용하는 온전한 시범사업을 마련하고나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공정거래법 위반을 들먹이면서 의사들을 겁박하는 치졸한 짓은 더 이상 하지 않길 바란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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