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건강검진 종합계획에 쏟아진 지적…건강정보 노출 제한·사후관리 강화 등 필요

복지부, 21일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 전문가 공청회 개최…"큰틀 동의하지만 세부적 섬세한 접근 해야"

사진=보건복지부 실시간 온라인 공청회 캡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건강검진 개선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아동과 청소년 등 지금까지 건강검진 제도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들을 포함해 상애주기별 맞춤형 검진프래그램을 개편한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건강검진 마이데이터나 기타 사후 관리 등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오전 10시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에 대한 대국민 의견수렴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부터  제3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 수립 방안 연구를 추진, 향후 5년간 국가건강검진 발전을 위한 과제를 발굴해왔다.

이를 통해 복지부는 ▲수검자 최우선 건강검진 구현 ▲건강검진 사회적 기능 강화 ▲근거 기반 건강검진제도 내실화 ▲검진기관 질 향상 지원 강화 ▲건강정보 연계 및 활용도 제고 ▲국가건강검진 거버넌스 정비 등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37개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건강검진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고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검진프로그램 개선할 예정이다. 특히 이를 위해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개편하고 컨트롤타워도 재설계할 방침이다. 

또한 건강검진 성과 모니터링과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건강검잔 마이데이터(개인주도 건강정보 활용 지원) 제도를 통해 개인건강기록 관리와 자가건강관리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검진 사각지대, 아동·청소년 검진 포함은 긍적적…교육적 차원 수반돼야

반면 전문가들은 건강검진 개선 방안에 대한 큰틀에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추진 계획에 대해선 보다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토의자로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송성용 의무이사는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것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적 차원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앞선 1~2차 종합계획에서 실패했던 부분을 명확히 언급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검토의 시간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검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아동과 청소년까지 통합시킨 굉장히 찬성한다. 이미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지위와 위상이 사라진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검진을 강요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이상 학생들의 검진을 교육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복지부와 공단이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진기관의 질 관리에 중점을 두다보면 오히려 검진을 할 수 있는 기관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송 이사는 "검진은 생애주기별 전반적인 스크리닝을 하는 차원에서 고려해야지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관의 질 관리에만 치중하다보면 실질적으로 검진할 수 있는 기관이 줄고 전반적인 스크리닝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검진 거버넌스 정비와 관련해서도 한림대 의과대학 김수용 교수는 "거버넌스 기반들이 상당히 중복될 가능성이 높다. 근거에 대한 평가나 건강검진 항목평가가 중복되지 않도록 거버넌스 틀 개편 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송성용 의무이사. 사진=사진=보건복지부 실시간 온라인 공청회

검진 따른 사후관리 방안 중요…통합전산 시스템·만성질환 예방사업 연계 등 방안

검진에 따른 사후관리 방안도 제시됐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신손문 교수는 "검진에 대한 사후관리 강화가 중요하다. 특히 영유아건강검진에서 발달 선별검사는 사후관리 차원에서 정밀평가 비용지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사업은 보건소에서 진행되는데 구체적인 사례까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데이터가 없는 실정이다. 향후 사후관리 강화 시 통합된 전산 시스템에서 사례를 관리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종합총연맹 김윤정 정책2본부차장도 "건강검진 사후관리 방안에 아쉬움이 남는다. 검진 결과를 무작정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분들은 관리 스텝에 맞춰 따라가지 못한다. 만성질환 예방사업 차원에서라도 보다 세밀한 사후관리 방안이 개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검진을 통해 모인 건강정보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민감한 개인건강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높고 관련 규제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협 송성용 의무이사는 "마이데이터나 마이헬스웨이 등 정부의 건강정보 연계 사업에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건강정보는 환자의 민감한 의료데이터로서 휴대폰 등에서 노출 위험이 높고 실손보험사 등에 정보가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 이사는 "해당 데이터들을 단순히 앱 등을 통해 환자에게 전달하면 정확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만 조장할 수 있다"며 "환자들은 사소한 정보에도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정보는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 김윤정 정책차장도 "개인의 동의에 기반한다고 해도 의료정보가 민간기업에 넘어갈 우려가 많다. 민감정보가 유출됐을 때 손해에 대한 보상이나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제도도 없어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복지부 측도 향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세부 전략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이윤신 건강증진 과장은 "미흡한 부분에 대해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미진한 부분을 고려해 향후 국가건강검진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제3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감정보 활용과 관련해 그는 "의료정보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 데이터가 통째로 기관 대 기관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고 환자 개인의 동의가 무조건 있어야 활용이 가능하다"며 "정보 활용 과정에서 개인기반으로만 운영되는 과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임인택 건강정책국장도 "이번 건강검진제도는 무엇보다 개인의 행태개선에 주안점이 있다. 국가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은 한계가 있고 검진을 통해 데이터를 얻고 개인이 그 정보를 활용해 향후 어떻게 건강을 지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이를 통해 건강에 대한 구조적 불평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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