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수술은 범죄 행위, 정부는 의료인 처벌하고 의료계는 자체 징계처리하라"

병원의사협의회, "범죄 근절 대책 마련해야…의협 전문가평가제·자율징계권은 신중한 접근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는 대리수술과 같은 비윤리적이고 악질적인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을 강력 처벌하고, 정부와 의료계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9일 성명서를 통해 대리수술 논란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 등이 참석한 대리수술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병의협은 “보도된 대리수술 범죄에 대해 다수의 시민들 뿐만 아니라 의사들조차도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대리수술은 의사를 믿고 자신의 몸을 맡긴 환자를 철저히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대리수술은 의사로서 지켜야 할 명예와 면허의 배타성마저도 저버리는 파렴치한 행동이다.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병의협은 “해당 의사들은 당장의 금전적 이득에 눈이 멀어 의사로서의 양심을 팔고, 환자의 건강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비윤리적인 범죄 행위를 했다. 이들을 상대로 의사 면허를 박탈하고, 강력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라고 했다.

병의협은 “지금까지 일부 의사들의 일탈 행위나 범죄 행위들로 인해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인식은 악화돼왔다. 이는 환자와 의사 관계에서 형성 되어야 할 신뢰 관계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라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는 또 다른 규제의 구실이 돼서 의사들을 더욱 압박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리수술과 같은 비윤리적이고 악질적인 의료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병의협은 “대리수술과 같은 악질적인 범죄 의료행위는 내부에서 철저히 감춰지고 묵인돼왔다. 이런 문제들은 의료계 자체적으로 먼저 잘못을 드러내고, 처절한 반성을 통해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병의협은 “악질적인 범죄 의료행위를 저지른 사람까지 동료로 생각하고 잘못을 덮어버리면 의료계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 저수가나 왜곡된 의료시스템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할 명분도 잃게 된다”라고 했다.
 
병의협은 “이런 악질적인 관행을 뿌리 뽑으려면 각 의사회와 의학회에서 먼저 잘못을 찾아내야 한다. 범죄 의료행위를 저지른 의사는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정부와 사정기관에 면허 박탈을 포함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 이런 행위를 묵과하거나 방조한 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영업정지 이상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병의협은 “범죄 의료행위와 연관된 의사들에 대해 현재 의료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처벌과 징계를 우선적으로 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각 의학회에서는 학회 내 징계를 강화하고, 의협에서는 중앙윤리위원회에 신속히 회부해 의료계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범죄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TFT’를 만들 것도 촉구했다. 병의협은 “각 직역 및 과별로 치열한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부 및 국회에 범죄 의료행위를 저지르거나 방조한 의료인 및 의료기관에 대한 강력 처벌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대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을 상대로는 전문가평가제나 자율징계권의 기회로 삼으려 하는 모습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병의협은 “최근 의협은 대리수술 사태에 대한 발빠른 대처를 하기보다는 이번 사태를 전문가 평가제 시행 및 자율징계권 획득의 기회로 삼으려 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전문가 평가제와 자율징계권의 문제는 오히려 정부 등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의료계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와 안전장치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하는 사안으로 섣불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병의협은 “이러한 논의를 성급하게 하기보다 현재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 시키려 노력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병의협은 결론적으로 “정부는 비윤리적 범죄 의료행위를 한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해 일벌백계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 의료계는 의사로서 최소한의 자격도 없는 범죄 의료행위에 대해서 자체 징계를 강화해 조속히 징계 처리하고, ‘범죄 의료행위 근절 TFT’를 구성하여 대책 마련에 앞장서라"라고 했다. 

병의협은 "의협은 전문가 평가제 및 자율징계권 문제는 충분한 의료계 내부를 거칠 수 있도록 신중히 접근하고, 국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행동에 우선적으로 앞장서도록 하라“라고 촉구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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