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추적센서 다는 시대 도래

IT+헬스케어, 진단‧임상시험에 유용

인공지능‧웨어러블‧모바일 기술


 
디지털 기술을 환자 진단 및 임상시험에 활용하는 디지털+헬스케어 결합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국내 헬스케어 산업도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최윤섭 교수(사진)는 26일 '한국제약협회 창립 70주년 기념 심포지엄(리츠칼튼호텔)'에서 "헬스케어와 IT의 결합으로 큰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면서 "국내 제약업계는 이미 3년전부터 시작된 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어 지금이라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화의 핵심이 된 기점은 지난해로, IBM‧애플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인공지능,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결합한 헬스케어 기술을 선보였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히 진보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진단, 임상시험, 부작용 추적 등 신약개발 및 진료의 전반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예를 들어, IBM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은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암 진단 및 치료법 권고에 사용된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를 추론하고 분석해 인간의 언어로 답변하는 인지 컴퓨팅 기술을 의미한다.
 
최 교수는 "인공지능은 임상시험에도 쓰인다. 제약사가 임상시험을 할 때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조건에 맞는 환자를 모집하는 것인데, 왓슨이 어떤 환자를 어떻게 모집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몸에 착용한다는 의미의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역시 임상시험에 유용하다.
 
스마트폰 GPS를 통해 달리기‧걷기 등 운동 중 이동거리와 위치 구간별 페이스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핏빗(fitbit)'은 대표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신약개발에 많이 쓰인다.
 
최 교수는 "환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약물의 분석에 쓰인다"면서 "미국의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모니터링에 핏빗을 사용했다. 약이 충격량, 보행주기, 보폭 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으며, 약효 검증 후 보험약가 결정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약에 추적 센서를 달아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한 '스마트 필' 기술은 획기적이다.
 
이 센서는 소화 가능한 것으로, 약에 달아 복용한 후 위액과 반응하면 1.5볼트의 미세 전류가 발생한다. 이 전류를 패치로 감지해 스마트폰 등에 기록으로 남기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는 잊지 않고 약을 복용할 수 있고, 의사는 환자의 더딘 호전이 약의 효능 때문인지 복용습관 때문인지 판단할 수 있다. 제약사는 임상시험 참가자 관리 및 데이터 신뢰 여부를 따질 수 있다.
 
최 교수는 "노바티스와 오츠카제약이 이 기술을 사서 개발하고 있다"면서 "오츠카는 이미 항우울제 '아빌리파이'에 이 센서를 달아 승인신청했다. 임상시험에서 환자가 정말 약을 복용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 센서를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바일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최근 애플이 출시한 '리서치 킷(Research Kit)'이 주목된다.
 
이는 아이폰의 센서로 측정한 자신의 의료건강 데이터를 플랫폼에 공유하는 것으로, 가속도계 등을 통해 걸음, 운동량, 기억력, 목소리 떨림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구 참여자 등록에 쓰는 물리적, 시간적 장벽을 없앨 수 있다.
 
최 교수는 "실제로 발표 후 24시간 안에 수만명의 임상연구 참여자들이 지원했다"면서 "아이폰을 통해 데이터를 전세계 임상연구자에게 보낼 수 있고, 현재 '스탠퍼드의 심혈관 질환 연구 앱', '파킨슨 병 연구 앱' 등이 이렇게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피노타입
 
스마트폰이 사람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지털 유전자 표현형(phenotype)은 우울증 치료에 유용하게 쓰인다.
 
최 교수는 "문자를 얼마나 자주 하는지, 통화를 얼마나 오래 하는지, 누구와 통화 하는지, 얼마나 거리를 많이 이동했는지 등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행동 요소를 분석해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소싱 헬스케어
 
크라우드소싱 헬스케어(Crowdsourcing in Healthcare)는 대중으로부터 의료정보를 십시일반 모으는 것을 말한다.
 
환자가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나이, 질병,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 등을 공개하면 같은 약을 복용하는 친구를 찾을 수 있고 의료일지를 쓸 수 있다.
 
최 교수는 "이것이야 말로 환자가 리얼월드에서 자신의 데이터를 업로드하는 귀중한 자료"라며 "약을 기준으로 빅테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 제약사는 임상시험에서 나타나지 않은 부작용을 피드백 받을 수 있어 현재 10만개의 부작용 리포트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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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주 기자 ([email protected])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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