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인줄 몰랐냐는 동료들 시선…너무 아프다"
사무장과 결탁해 불법행위한 공모자란 인식 팽배
"나도 피해자일 뿐" 항변하지만 편견 해소 요원
2005년 사무장병원 원장으로 근무한 바 있는 A씨.
그는 메디게이트뉴스가 23일 보도한 것처럼 51억원 환수처분을 받고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A씨는 "사무장병원에 연루된 의사들 대부분이 1심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하면 항소를 포기한다"면서 "소송을 계속해 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세상을 향해 자신이 사무장과 공모한 '범법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을 것이다.
A씨는 "사무장병원인줄 알면서 사무장과 결탁해 취업한 의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피해자일 뿐"이라며 "범법자라고 해도 지은 죄만큼만 처벌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 실제 의사들의 형사상 처벌은 경미하다"고 항변했다.
A씨는 2005년 의대 동기인 B씨가 자신의 후임 원장으로 K병원에서 근무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1년여 후 퇴사했지만 2013년 K병원이 경찰 수사선 상에 올라 사무장병원으로 드러나면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 폭탄을 맞았다.
K병원의 실제 운영자가 의사인 줄 알고 있던 A씨도, B씨도 꼼짝 없이 당했다.
A씨는 "2009년부터 건강보험공단이 사무장병원 원장을 상대로 환수처분을 내리기 시작했는데, 그 전에는 사무장병원이라는 단어도 없을 정도로 불법성에 대한 인식이 약했을 뿐만 아니라 그 전에는 의료법상 형사처벌만 있었다"고 말했다.
"사무장병원인줄 알고 들어가놓고 왜 딴소리야!"
그러나 의사만 독박을 쓰는 부조리를 개선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결국 당신도 공범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는 "안타깝지만 대한의사협회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불법에 가담한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반응만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사무장병원인줄 알고 들어가놓고 왜 이제 와서 딴소리냐,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대부분"이라면서 "의사들에 대한 처벌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소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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