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확진되는 사례가 국내에서 9명 발생하면서 돌파감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돌파감염은 백신 별로 권장 접종 횟수를 모두 접종한 후 2주가 지나 확진되는 경우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돌파감염이 임상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현상으로 환자의 면역 상태에 따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다만 변이바이러스 진행 상황도 돌파감염에 영향을 줄 수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생한 돌파감염 사례는 총 9명으로 이는 10만 명당 0.87명 수준이다.
이는 미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미국의 돌파감염 사례는 10만명당 10.2명 꼴로 백신 접종을 끝낸 약 7700만명 중 5800명이 돌파감염 증상을 보였다.
국내 돌파감염자들은 모두 화이자 백신 접종자로 정부는 화이자 백신 접종 완료자가 많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방대본 권죽욱 제2부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접종 완료자 규모가 아스트라제네카(AZ) 보다 화이자가 3배 많다. 화이자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지 완료 규모에 따른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론적으로 앞으로 AZ 백신 접종자에서도 돌파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아주대병원 코로나19 대응팀에서 활동하는 김대중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20만명 백신 완료자 중 AZ 백신은 56만명, 화이자를 맞은 사람은 165만명"이라며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더 많고 2차 접종 완료 후 기간도 오래돼 화이자 백신 사례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돌파감염은 변이 바이러스와 어느정도 상관관계를 가진다.
지난 4월 말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된에 따르면 돌파감염자들은 변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보고서는 돌파감염 사례를 두 가지 소개했는데 이들 중 1명은 남아공·브라질발 변이(E484K)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2명에게서도 모두 T95I, del142–144와 D614G(영국, 브라질, 남아공, 인도 발) 변이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은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백신 부스터샷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남아공발 변이는 백신 면역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돌파감염이 생각하는 것만큼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감염학회 유진홍 회장(부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정도의 차이일 뿐,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라며 "100% 효과를 보이는 백신은 없다. 화이자가 95% 바이러스를 방어한다고 하면 충분히 어떤 상황에서건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돌파감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발생 요인이 있지만 아마도 가장 흔한 이유는 해당 환자의 면역 상태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특히 면역 저하 환자의 침습성 곰팡이 감염질환에서 돌파감염이 자주 생긴다. 돌파감염 때문에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무용지물이라고 볼 순 없다"고 전했다.
돌파감염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백신 접종 이후 재차 돌파감염이 된다고 해도 증상이 다소 완화되기 때문이다.
NEJM 연구에 따르면 돌파감염 사례자 1인은 가벼운 두통 등 증상만 앓고 일주일 뒤 증상이 호전됐으며 또 다른 1인도 경미한 코막힘과 두통 등 증상 이후 며칠 뒤 증상이 모두 사라졌다.
김대중 교수는 "백신접종을 완료해도 완벽히 코로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백신이 중증이나 사망으로 가는 위험을 현저히 감소시켜주는 것은 사실이다. 즉, 걸려도 가볍게 앓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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