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일단 출범시키자는 여당…전공의∙의대생 빠지면 ‘무의미’

한동훈 대표 “일부 의료단체라도 참여하면 협의체 시작”…전공의∙의대생 불신 키울 우려 vs 신뢰 발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선 정부∙여당이 전공의∙의대생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한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추석 민심을 의식하고 있는 여당은 일단 협의체를 ‘출범’부터 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의료계를 설득하는 과정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실제 여당은 총 15개 의료단체에 협의체 참여 의사를 타진했는데, 이 중 일부가 긍정적인 답변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정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참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여당은 전공의 등이 불참하더라도 일단 일부 의료단체만으로 협의체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동훈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의료계에서 처음부터 모두가 한꺼번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참여 가능한 단체부터 참여해서 일단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발해야 한다”며 추석 전에 협의체를 출범시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료계 안팎에선 이번 협의체가 실효성을 가지기 위해선 전공의, 의대생의 참여가 담보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협의체가 목표로 하는 의료대란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직 전공의와 수업 거부 중인 학생들의 복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전공의, 의대생을 제외하는 방식이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의료단체라도 참여하면 협의체를 일단 출범하겠다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전공의들의 불신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전공의∙의대생들은 지난 2020년 의료계 파업이 종료됐던 과정과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다. 당시 의협이 젊은 의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9.4 의정 합의문에 서명했었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협의체에도 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이 후배 의사들의 의견에 반해 선뜻 참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 사직 전공의는 “거수기 단체에 불참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전공의∙의대생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하면서, 전공의∙의대생을 빼고 얘기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협의체의 의미를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여당은 우선 참여하는 단체들과 협의체에서 논의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전공의∙의대생들이 정부∙여당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단 입장이다. 이를 통해 추후에라도 전공의∙의대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한 여당 의원은 “의료계 입장에서 지금 당장은 협의체 참여가 부담될 수도 있다”면서도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진행 상황을 보면서 신뢰해도 되겠다고 느끼면 참여하려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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