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테크] 어린이 코골이, 일주일에 4일 이상 코골 땐 정확한 진단 필요

[칼럼] 이상덕 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 수면센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어린 자녀가 코를 골면서 자면 많은 부모님들은 ‘낮에 신나게 놀아서 세상 모르고 푹 자는구나’하고 흐뭇해 한다.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든 어른이든 피곤하면 누구나 코를 골 수 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두 번 코를 고는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4일 이상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면 부모님이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어린이 코골이는 단순히 잠잘 때 소음이 큰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이나 얼굴 모양에 영향을 미치고 낮에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코골이의 가장 흔한 원인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80~90%가 여기에 해당한다. 편도는 입을 벌렸을 때 목젖 양쪽에 보이는 볼록한 부위를 말하며, 아데노이드는 목젖 뒤쪽에 있어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크면 잠자는 동안 숨길을 막아 코골이가 생기며, 또 잠자다 반복해서 수 초에서 수십 초간 숨을 못쉬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린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야기할 수 있는 주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장 호르몬은 잠자는동안, 특히 ‘깊은 수면’에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잘 자야 잘 큰다. ‘깊은 수면’(혹은 비REM수면, 서파 수면)은 수면 중 뇌파가 가장 고요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잠자는 동안에는 깊은 수면과 얕은 수면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데,새벽으로 갈수록 ‘깊은 수면’의 지속시간이 짧아진다. 그런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깊은 수면’에 드는 것을 방해해 성장 호르몬의 분비를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성장이 저하될 수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낮에 산만해질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깊은 잠에 들지 못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충분한 시간 잠을 자도 만성적으로 수면이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처럼 수면이 부족하면 어른은 무기력해지지만 어린이는 보상작용으로 오히려 과잉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효율도 낮아진다.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할 수 있다.

코골이가 있으면 잠자는 동안 코로 숨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쉬느라 입을 벌리고 잘 수밖에 없는데, 이런 구호흡이 장기간 계속되면 턱뼈 성장이 영향을 받아 얼굴 모양도 변한다. 위턱과 아래턱이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이 생기고, 아래턱이 길어져서 목 쪽으로 처지는 이른바 ‘아데노이드형 얼굴’이 된다.

#감기에 잘 걸린다. 

잠자는 동안 입으로 숨쉬면 침이 마르고 구강과 목 점막이 건조해지는데, 이로 인해 구강과 목이 감염에 취약해진다. 또한 코로 호흡하면 콧속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과 점막 표면의 섬모가 공기 중의 이물질이나 바이러스,세균 등을 1차로 걸러주지만 입으로 숨쉬면 이같은 필터 역할이 사라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편도가 비대한 상태에서 감기에 걸리면 편도염으로 쉽게 악화한다.

어린이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이처럼 많은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코골이는 약물로는 치료가 되지 않아 수술로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크기를 줄여 치료한다. 어린이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에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면박람회 # 슬립테크 # 대한민국꿀잠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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