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정부·여당은 국시 문제를 놓고 의대생들을 향한 파렴치한 사과 요구를 당장 중단하라. 대국민 사과는 의대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몬 정부가 하라."
“연일 의사 죽이기 악법이 발의되고 의사와 의대생의 인권이 유린되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집행부는 이를 방관하고 일을 하지 않을거면 즉시 사퇴하라.”
“대국민 사과한 병원장들은 의대생들에게 사과하라.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을 찬성해온 병원협회가 의대생을 대리할 자격이 있는가. 내년 노예 수급이 안될까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닌가?”
"정부·여당은 연이은 의사 죽이기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 의사를 능욕하며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행동하는 여의사회가 지난 한달동안 배포한 10여차례의 성명서가 의료계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답답한 의료현실에 여의사들 100여명이 온라인상에서 모여 정식 시민단체로 등록하고 9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가정의학과 개원의인 행동하는 여의사회 대표는 “재야의 의사들이 실제적으로 일을 하는 1.2차 진료 평의사들의 의견과 막힌 속을 뚫어주고자 만든 단체”라며 “대부분 워킹맘이다 보니 정체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복면 체제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의협회장 선거 등 정치적인 목적이 있거나 의료계 내 특정 인사와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행동하는 여의사회 대표와 일문일답. 그는 자신이 단체를 만들었을 뿐, 실제 대표는 아니라며 구체적인 신상 정보 노출을 꺼려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 설립 배경은 무엇인가.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올해 9월에 만들어진 신생단체다. 의사사이트 엠디구루 내에 이번 의료계 파업 사태 이전부터 의료붕괴 현실을 미리 걱정하던 여의사들 사이에서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민초의사들의 단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단체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다가 이번 파업사태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의 많은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단체의 필요성이 커졌다. 더불어 공공의대라는 국가적 큰 의료 쟁점에 직면하면서 전공과 나이, 지역 등을 불문하고 인터넷상에서 의견을 나누던 여의들이 하나로 뭉치게 됐다.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직접 단체를 만들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 회원 수는 얼마나 되며 주로 핵심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누구인가.
한달여 기간동안 특별한 모집 활동없이 회원수는 100여명에 달한다. 계속 회원 수는 늘고 있는 상황이며 주로 활동하는 임원들은 20명이다. 대부분은 일차의료 개원의, 봉직의 여의사들이며 전공의, 대학교수 등도 함께 있다. 여의사들이 많다 보니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비율이 높아 보일 수 있으나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피부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공 분포도 다양하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란 명칭에서 보듯이 여의사만으로 구성된 것은 특별한 페미니즘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여의사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지다보니 여의사회라는 명칭을 붙였다. 워킹맘이 대부분이라 진심으로 후세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의료개혁을 몸소 실천하며 외치기 위한 단체로 출범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가 정식단체로 법인 인가까지 받았다고 들었다. 활동 목적이 따로 있나.
자유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제대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시민단체로의 정식 등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리목적을 하지 않는 단체로 등록한 것이다.
하지만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특별히 의료계에서 위상을 가지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다. 대한민국의 의료를 걱정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고자하는 마음으로 뭉쳤을 뿐이다. 실제로 의료계에 종사하며 무엇이 잘못된지를 아는 사람들이 같은 의료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다.
-행동하는 여의사회가 발표하는 성명서가 굉장히 강경한 어조로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시원하다는 반응이 많다.
성명서를 짧고 간결하게 쓰다보니 어조가 강경해졌는지는 모르겠다. 행동하는 여의사회가 강경파라고 생각하거나 편향된 입장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구성원이 어릴 때부터 묵묵히 공부만 하고 의대를 졸업한 다음 각자의 위치에서 의업에만 최선을 다하던 사람들이다.
오히려 답답할 정도로 다른 분야에 대해 잘 모르거나 갇혀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전문인 분야에서 국민과 의료를 위한 왜곡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정의로운 바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의정합의 이후 의협을 비롯해 의료계에 일대 대혼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현 의료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필요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십수년 간 산적한 현재 의료계의 문제 중 일부가 이번 공공의대 사태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을 뿐이다. 현 의료계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대안은 글 몇 줄로 정리할 수 없다고 본다. 행동하는 여의사회와 같은 단체부터 시작해 의료계 내부의 변화를 시작으로, 또한 의료의 특수성상 국가와 국민 모두가 의료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변화가 있어야 모든 상황이 정리될 것이다.
-의대생들의 국시 실기시험 미응시 문제 해결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국시 문제는 제일 급히 해결돼야 할 안타까운 문제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단체가 해결점을 논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 의대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병원장들의 사과 등을 진행하는 것이 큰 문제다.
-의료계 내에 각종 단체들이 반짝 이슈화되다가 사라지곤 해왔다. 단체의 지속성을 위해 앞으로 회원 수를 어떻게 확장해나갈 것인가.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특별히 대표나 분야별 임원직을 두지 않고 동등한 위치에서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의사들이 인터넷상으로 모여 일을 한다. 각자의 일을 하며 단체 활동을 하다보니 시간이 될 때마다 각각 협력하고,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조금 더 활동을 많이 하는 형식으로 단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회원, 쟁점과 이슈를 잘 모으고 정리하는 회원, 글을 잘 쓰는 회원,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이트를 통해 홍보해주는 회원 등 다양하다.
지금은 단체를 키우거나 회원 수를 확장하는데 힘을 쓸 필요성이 없다. 저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할 여의사 회원들이 스스로 찾아오길 기다릴 뿐이다. 회원 수나 이슈와 상관없이 앞으로 의료계에 문제들이 드러나고 의료계가 계속 발전해나갈 필요가 있는 한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오히려 의료계가 안정돼 이런 단체가 더 이상 목소리를 내거나 할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임의단체가 내년 3월 의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나온 것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행동하는 여의사회가 의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나왔다는 말을 들을 정도의 유명한 단체가 됐는지부터 의문이다. 어떤 목적이나 위상을 가지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없다. 서로 연관성이 없고 일면식도 없는 회원들끼리 인터넷상으로 모이다 보니 회원들 간에도 서로 전혀 모르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비판이 있더라도 해명할 입장조차 없다. 어떤 단체와 연관성이 있다거나 특정인과 연결돼있지 않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전국 각지에 의료계를 걱정하는 마음과 울분으로 가득 찬 여의사들이 의료를 위한 마음 하나만으로 모인 것일 뿐이다. 앞으로도 올바른 의료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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