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보건소장이 사라진다

정부, 비의사 직렬 확대…한의사도 추가채용

의협 "진료 기능 확대, 부적절한 인력 채용 반대"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2013년 중구 보건소를 현장 방문한 모습 


메르스 사태의 교훈은 보건소의 진료 기능을 축소하고, 방역과 전염병 예방 등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비전문가 보건소장을 늘리고, 진료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모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 달 입법예고하자 의료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현행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1조(보건소장) 1항에 따르면 보건소장은 의사의 면허를 가진 자 중에서 기초 자치단체장이 임용한다. 
 
다만, 의사를 충원하기 곤란한 경우 지방공무원임용령 별표 1에 의한 '보건의무' 직군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입법예고안을 보면 의사를 충원하기 곤란한 경우 지방공무원 임용령  별표 1에 따른 보건, 식품위생, 의료기술, 의무, 약무, 간호, 보건진료 직렬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의사 출신 보건소장 임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949년 정부는 보건부를 독립하면서 의정국, 방역국, 약정국을 뒀다.
 
그 뒤 다시 사회부와 보건부가 합쳐져 보건사회부로 바뀌었고, 1994~2008년까지 보건복지부로, 2008~2010년까지 보건복지가족부로, 이후 다시 보건복지부로 개편됐다.
 
이처럼 보건복지부의 명칭과 기능이 변화해 왔지만 보건의료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의정국장은 의사를 임명했다.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다가 어느 새 의사와 일반직이 겸하도록 했다가 현재는 사실상 행정고시 출신들이 독점하고 있다. 
 
행시 출신들이 보건의료 전문직 자리를 꿰찬 것과 마찬가지로 보건소장 역시 이대로 가면 일반직의 전유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복지부는 보건소에 한의사를 확대 배치해 진료기능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현행 지역보건법 시행규칙은 보건소 전문인력 중 한의사의 경우 농어촌지역에 한해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역보건법 시행규칙을 개정, 도시지역 보건소에도 한의사를 배치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의 건강 수요에 맞춰 보건소의 한방건강증진사업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공공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책임져야 할 메르스 감염병 관리 역할을 일선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대신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보건소의 진료 기능을 확대하고 부적절한 인력을 추가 확대하는 등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을 설정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의사협회는 "의사 보건소장이 아닌 전문성이 결여된 공무원들의 임용 범위 확대하는 것은 보건소장의 전문성이 결여되고 보건소가 단순 행정업무에 국한한 보여주기식 운영 행태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사협회는 보건소의 한방진료 확대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사협회는 "한방진료를 확대하기 위해 한의사를 보건소 전문인력으로 추가 배치하는 것은 정부가 무분별한 진료 행태를 조장하고 불필요한 진료 기능을 확대하는 것으로 본연의 기능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소 #의사 #한의사 #보건복지부

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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