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문제 모른다"는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료계 "심각한 우려"

전공의들 "필수의료 문제와 전공의 수련 무관하지 않아"…의협 “배경지식 없으면 표면적 이해 그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후폭풍이 크다. 기본적인 의료 현안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의료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조 후보자는 27일 청문회 과정에서 전공의 수련 시간 제한이나 전공의수련환경평가위원회 등 기본적인 의료 현안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관련기사=조규홍 후보자, ‘전공의 수련 시간’과 ‘수평위 존재’ 청문회 때 처음 들었다]
 
우선 당사자인 전공의들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의료정책에 대해 명확한 철학을 갖고 이끌어 가야 할 장관 후보자가 가장 기본적인 지식조차 없는 모습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많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강민구 회장은 "정해진 근무 시간은 주 80시간이지만 휴게시간을 포함하면 전공의들은 100시간에 가까운 근무를 소화하고 주당 2~3회 36시간 연속 근무도 묵묵히 견디며 필수의료 현장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현장 전공의의 수련 시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회장은 "수평위는 복지부 산하 위원회로, 전공의 처우 개선 등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논의를 다루는 매우 중요한 회의체"라며 "그러나 수평위는 현재 독립적인 기구로 작동하지 못하고 사무국이 대한병원협회 산하로 있는 등 여러 구조적 문제가 있다. 장관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다면 현장 인력의 처우 개선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이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다수 나오고 있다.
 
전공의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제대로 근로시간 준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수련병원이 많은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지만 조규홍 후보자가 장관이 될 경우 문제 해결이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지역격차 문제가 전공의 기피과 지원, 수련·교육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조 후보자의 전문성 미달이 향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 A씨는 "아직도 전공의법에 따른 근무시간이 지켜지지 않고 과로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이 많다"며 "수련환경 개선과 필수 기피과 미달은 무관하지 않다. 수평위나 전공의 수련 등 매우 기본적인 상식도 모르는 장관이 어떻게 소신껏 의료현안을 해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지방국립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 B씨도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선 의료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그 중 기피과 전공의 지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하고 이는 전공의 수련과 교육 등 문제로 이어진다"며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장본인이 전공의 수련이나 수평위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은 넌센스 그 자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매번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입장을 내기 곤란하다면서도 의료 현장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향후 의료계와의 논의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매번 후보자가 나올 때마다 의협에서 입장을 내긴 난처하다. 그러나 전공의 수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대에게 처음부터 배경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노력과 시간을 많이 드는 일"이라며 "현장에 대해 배경 지식이 없다면 설명을 단기간에 하더라도 표면적인 부분만 피상적으로 알기 쉽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아무래도 의료 지식이나 전문성이 있는 분이라면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배경부터 설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월할 것 같다"며 "이런 부분에서 의협은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이 후보자로 왔으면 하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민구 회장은 "가속화되는 필수 중증의료 영역 기피에 대해 당사자인 현장 전공의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보건의료정책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기피 영역의 발생은 시대의 실패이자 기성세대의 후속세대 양성 실패다. 현장 전공의들이 가진 생각을 바탕으로 유인 구조를 고려한 정책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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