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후보자 보건복지 '예산 칼잡이' 될라…청문회서 예산 감축·전문성 등 집중 질의

건보제도 허점 악용 의혹 재조명, 예산 개혁 적임자 아닌 당사자?…보건부 독립은 부정적 입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기획재정부 출신인 조 후보자의 자질 논란으로 점철됐다.  

세부적인 현안 질의보단 후보자의 보건복지 분야 전문성과 자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날선 공방이 오고갔다. 특히 조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기축정책 기조에 맞춰 보건복지부 예산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보건복지 진정성 보단 예산 감축 위한 '인사' 의혹

이날 청문회의 최대 이슈는 기재부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경험이 4개월 뿐인 조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적합한 지 여부였다.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보건복지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며 향후 보건복지 예산이 감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즉 조 후보자가 깊이 있는 이해도를 바탕으로 보건복지 정책을 진정으로 이끌기 보단  재정 건전성을 위해 보건복지 예산 칼잡이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우려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후보자가 기재부 출신으로 재정 관리 역량은 인정된다고 해도 복지부 업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4개월 차관 업무를 한 사람과 평생 보건복지에 헌신한 사람과 누가 더 일을 더 잘하겠느냐"고 조 후보자의 전문성을 의심했다. 

이어 서 의원은 "조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핵심 관계자 소위 경제 육핵관 10인 중 1인"이라며 "기재부 출신으로 기재부 인사들과 인적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다. 보건복지에 어떤 연관성도 없는데 단순히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보은성 인사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윤핵관 경제전문가로 복지재정을 줄이게 위해 온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최종윤 의원도 "복지부 내부 반응을 들어보면 복지부가 기재부 하청 혹은 기재부 식민지라는 표현이 나온다. 실제로 커뮤니티케어 예산은 80% 줄었고 노인요양시설 확충을 위한 제도도 62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었다. 이래선 업무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조규홍 후보자에게 질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차관 임명 이후 실제 예산 지출 규모 감소…건보제도 허점 악용 의혹도 재조명

실제 조 후보자가 차관으로 임명된 이후 복지부 예산 지출 규모가 줄었다는 점도 강조됐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조 후보자가 1차관으로 있을 때 내년도 보건복지 예산 지출 규모가 실제로 줄었다. 이전에도 보건복지 확대가 필요한 순간마다 기재부 반대로 실현이 안됐다"며 "기재부 출신이 장관이 되면 보건복지 암흑기가 오는 것 아닌지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도 야당 측과 의견을 같이했다. 정 위원장은 "기재부 출신들이 너무 많은 영역에 들어오고 있다. 보건복지 영역은 공공성과 공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너무 수익성과 재정안전성을 중심으로 끌고 아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조 후보자가 연금과 건강보험 개혁의 적임자라는 대통령실 설명과 달리 공무원연금과 건보 제도 허점을 악용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조규홍 후보자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재직시 급여와 수당을 포함해 한화로 약 11억원을 지급받고 해당 기간 공무원연금 1억원 정도를 수령했지만 식약처에 근무하는 배우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을 면제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후보자는 적법하다고만 하지만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한다. 국민 시선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개혁 적임자가 아니라 개혁 대상"이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젊은 세대에게 개혁을 얘기할 수 있겠느냐. 건보제도를 악용한 나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용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여당, 재정 전문가라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사 적절했다" 반응

반면 여당 측은 오히려 조 후보자가 예산 전문가라는 측면에서 장기적 시각에서 정책을 잘 이끌어갈 것으로 봤다.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예산은 미래지향적 성격이 있다. 재정을 다루는 사람은 장기적 시각을 갖고 통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며 "저출산·고령화와 팬데믹 등 복잡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오히려 후보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정숙 의원도 "기재부 출신 공무원이라 인사가 적절하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지난 30년간 복지부 장관을 살펴보면 공무원 출신 9명, 국회의원 8명, 학계 출신이 7명"이라며 "후보자 경력을 보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맡은 공직에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제기된 제도 허점 악용 의혹에 대해서도 여당 측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조 후보자는 과거 후보자들처럼 매우 큰 약점은 없다고 보인다. 원래 국제기구에선 소득을 비과세로 처리한다. 이 문제를 특정인의 문제로 몰아서 감정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다만 위법은 아니라고 해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관점에서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않은 문제는 있을 수 있다. 향후 제도적 허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성 등 논란에 대해 조규홍 후보자는 "기재부 출신이라 오히려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정책 설계를 할 수 있다. 예산도 아껴서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필요한 예산도 더 잘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 현안과 관련해 조 후보자는 공공의료원 설립과 의대정원 확대 등 문제에 대해선 긍정적, 보건부 독립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관련 질의가 나오자 그는 "공공의료원 확대 등 필수공공의료 확충은 이번 정부의 중요한 정책 과제 중 하나"라며 "필수의료를 중심으로 의료취약지 중심으로 의사 정원 증대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의정합의에 따라 코로나가 안정되면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행정안전부에서 보건과 복지의 분리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시대엔 돌봄과 의료가 연계돼 통합 지원돼야 한다고 본다"며 "수혜자 입장에서도 보건과 복지 서비스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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