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릴리 3분기 실적 발표…컨센서스 상회한 위고비와 하회한 마운자로 이유는?

위고비, 매출 79% 증가하며 1위 자리 굳건…마운자로, 매출은 기대 못미쳤으나 실제 소비 가속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 선두 주자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비만 치료 사업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내놨다. 릴리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으나, 노보는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티드)의 부진에도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의 선전 덕에 예상치를 상회하며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신호를 굳혔다.

노보 실적 자료에 따르면 3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02억60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04억1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위고비와 같은 성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의 3분기 매출은 약 42억9000만 달러로 컨센서스 예상치 44억1000만 달러보다 3% 낮았다.

그러나 위고비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25억 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인 약 23억 달러를 9% 상회했다. 노보의 전체 비만 치료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한 27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다. 삭센다 매출이 16% 줄었음에도 예상치보다 6% 높은 수치다.

노보 라스 푸르에가드 요르겐센(Lars Fruergaard Jørgensen)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성장은 "GLP-1 기반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것이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 측은 "글로벌 브랜드 비만 시장의 양적 성장은 95%였다. 노보는 74.0% 시장 점유율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북미 지역에서 위고비에 대한 광범위한 상업용 처방전 액세스가 달성됐다. 미국에서 위고비의 주간 처방 건수는 약 21만5000건으로, 1월 10만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며, 주간 신규 브랜드 처방 건수는 2만5000건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 부족 데이터베이스에서 오젬픽과 위고비의 모든 용량이 삭제된 후 공급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모든 용량이 도매업체로 배송되고 있으며, 의약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생산 능력에 투자하고 FDA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GLP-1 비만 치료제의 공급 이슈는 출시 초기부터 계속 이어져온 문제다. 릴리 제품은 8월 FDA 의약품 부족 목록에서 제외됐으나 10월 FDA가 이를 재고하면서 목록에 다시 등재될지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3분기 릴리의 전체 매출과 터제파타이드 프랜차이즈 매출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했는데, 릴리는 그 원인으로 공급 부족이 아닌 도매 채널의 재고 감소를 꼽았다.

릴리 실적 발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약 95억 달러였다.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료(Mounjaro)와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 매출은 각각 31억1270만 달러, 12억5780만 달러였다. 그러나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보다 18% 낮은 수준이었다.

릴리 측은 도매업체들이 수십 가지 용량과 브랜드 조합에 걸쳐 대량 콜드체인 제품의 복잡성을 계속 탐색하는 과정에서 3분기 재고를 줄였으며, 이는 매출의 한 자릿수 중반 비율로 의약품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럼에도 미국 내 마운자로와 젭바운드 처방량이 25% 증가했고, 덕분에 신제품 매출은 30억 달러를 돌파했다. 시장 데이터를 보면 두 제품 모두 2분기보다 3분기에 실제 소비가 가속화됐는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거나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작년 하반기 대비 올해 하반기 인크레틴 의약품의 판매 가능한 용량을 최소 1.5배 늘리는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릴리 데이비드 릭스(David A. Ricks) 회장 겸 CEO는 수요가 무제한이 아닌 이상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현재 상황에 만족한다. 이번 분기에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성장세는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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