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 없는 서울, 중증외상환자 20% 전원

치료까지 7시간 이상, 서울 특성 반영한 권역외상체계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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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서울지역에서 중증외상환자가 치료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7시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중증외상환자를 가장 많이 전원 보내는 지역도 서울로 조사됐다. 서울은 1년 동안 중증외상환자의 20%를 다른 병원으로 보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중증외상수련센터는 제4회 고대 구로병원 외상 심포지엄 '서울지역 외상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2일 개최했다. 이 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2015년 외상외과 전문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은 이후 매년 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서울지역 중증 외상체계'를 발표한 국립중앙의료원(NMC) 외과 이진석 교수는 서울에서 중증외상환자에 대한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며, 서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중증외상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역별 외상 환자 현황을 보면 서울은 대형병원에서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기까지 평균 7시간 이상이 걸리고 있다"라며 "중증외상환자 중 20%를 전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6년 서울에서 발생한 중증외상환자가 응급실에 온 다음 다른 기관으로 전원 보내는 사례는 전체 1만 2070명 중 2379명(19.7%)으로 전국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또한 입원 후에 다시 전원을 보내는 환자도 14.3%에 달했다.
 
2016년 서울시 52개 응급의료센터로 내원한 중증외상환자 전원 사유를 보면, 환자와 보호자 사정을 제외하고 병실부족이 359건(1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이 350건(12.6%), 중환자실 부족이 275건(9.9%), 응급수술처치불가가 263건(9.5%) 순이었다.
 
이 교수는 "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상센터를 갖춘 병원 내 사망률은 동급 의료수준을 갖춘 비 외상센터의 사망률보다 약 2%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사망률 감소는 중증외상환자일수록 더욱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 외상학회에서는 중증외상환자를 지역 내 지정된 외상센터로 이송할 경우 20%정도의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예방가능외상 사망률이 2%이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30%로, 갈수록 줄이도록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이 교수는 서울에도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서울지역을 아우르는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원지동 이전에 따라 권역외상센터 개소도 2022년 이후로 미뤄졌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는 지역체계 구축이 굉장히 필요하다"라며 "지역마다 교통, 환경, 의료시설 등 여러 특성차이가 있어 이를 적절하계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외상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적절한 시간 내에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외상시스템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구성 방법을 심도 있는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을 서북, 서남, 동북, 동남 등으로 구분했을 때 연간 중증외상환자가 적은 곳은 2000명에서 많은 곳은 4000명 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매일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고 이들을 병상에서 치료한다면 대략 병원 당 60개의 중환자실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서울에서는 외상센터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 나아가 지역외상센터까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서울지역은 중증외상체계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며 문제점 해결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의료수준에 비해 외상체계가 부족한 것은 인력부족, 투자비용, 수가 등의 문제도 있지만, 직역 간, 병원 간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서울지역의 중증외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외상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행정책임자와 소방구급책임자 등을 위원으로 포함시켜 위원회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교수는 서울의 중증외상환자의 이송과정에 권역이나 지역의 응급의료센터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외에도 중증외상환자의 급성기 치료 후 재활 및 사회복귀를 위한 기관이 필요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시설과 인력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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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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