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에 환자는 줄고 인건비는 그대로…정부에 재정지원 요청하고 무급휴가까지

강원대 4개 병원 재정지원 요청…빅5 병원도 의사 외 직군에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 시행 공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그에 따른 근무지 이탈이 2주째 이어지면서 대학병원들의 경영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방 대학병원들은 아예 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나섰고, 빅5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일반직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전공의 이탈로 중등증, 경증 환자의 외래와 수술이 축소되면서 대학병원들이 환자 수 감소에 따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 내 4개 대형 종합병원인 강원대병원,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릉아산병원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정부에 신속한 재정지원을 건의하기로 했다.

전공의 이탈로 입원과 수술이 축소되며 조치로 수익은 감소하는데 정부의 비상진료체계 유지 명령으로 전공의를 대신할 대체인력으로 전문의와 진료지원인력 등을 추가 배치하면서 인건비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원도는 이번 전공의 사직 이전부터 전문의들의 사직이 이어지며 소아과 등 필수의료 의사들의 이탈이 이미 시작된 곳이다.

그런 만큼 남아있는 전문의들과 업무지원인력들의 업무 과중 등 피로 누적이 심각해 추가 근무수당에도 진료를 유지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 대학병원 A교수는 "환자는 줄어드는 데 나가는 월급이 많다 보니 재정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대학병원들이 값싼 전공의에게 의존하던 것이 컸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량이 있는데 전공의가 빠져나간 상태에서 교수들만으로는 해당 업무량을 유지할 수 없다. 정부는 중등증, 경증 환자들을 2차병원, 공공병원, 군병원으로 보내라고 하지만 병원 수익면에서는 엄청난 타격"이라며 "병원이 수익 유지를 위해 전과 같은 외래 진료량을 요구한다면 그나마 버티던 교수들과 전임의들도 사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B교수는 "환자가 줄고 있다곤 하지만 정부의 비상진료체계 유지 방침에 따라 응급실을 유지해야 해 응급의학과 교수 등 전문의들의 업무 강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정부 저책에 대한 반대나 전공의 사직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익 감소에 시달리는 병원은 강원도뿐만이 아니다.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이탈로 외래와 수술을 축소해 환자가 감소하면서, 간호직, 사무직, 보건직, 기술직 등 일반직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고, 경희대병원 역시 의사 외 직군은 모두 1주일 단위의 무급 휴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일부 병상 축소에 따라 인건비 감소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부 대학병원에선 간호사들에게 이러한 무급휴가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대학병원 간호사 C씨는 "환자 감소로 업무량이 감소한 부서들은 간호사에게 무급휴가를 강제하고 있다"며 "실제로 외래와 수술이 줄어 업무가 줄어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를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분원을 준비할 정도로 규모를 갖춘 서울 빅5병원까지도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받을 정도로 경영 위기에 몰려 있는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학병원들은 부동산처럼 처분하지 못하는 형태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환자가 감소하면서 현금 흐름이 뚝 끊기면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분원을 설립하겠다며 투자한 병원들은 재정이 부실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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