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두 곳 불법 PA 추가 고발, "불법 PA가 흉관제거·중심정맥관 삽입술·항암제 대리처방까지"

병원의사협의회 "복지부, 대형병원 봐주기 아닌 철저한 현지조사로 불법 PA 의료행위 근절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1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고발한 대형병원 두 곳 이외의 두 곳에서 벌어지는 불법 PA 의료행위를 고발하고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요구했다. 병의협은 "보건복지부는 철저한 현지조사를 통해서 불법 PA 의료행위를 근절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불법을 방조해 온 그동안의 직무유기에 대해 반성하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지난해 12월10일 불법 PA 의료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두 곳의 상급종합병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각각의 관할 경찰서에서는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8개월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도 수사는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이는 수사기관과 함께 현지조사를 통해 불법의 정황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보건복지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병의협의 고발과 검경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에 부담을 느낀 복지부는 관할 보건소에 해당 의료기관들을 방문해 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나 해당 보건소는 의료기관들에 단속 정보를 사전에 유출한 정황이 있는 등 허술한 조사로 일관했다"라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복지부와 보건소의 이러한 대형병원 봐주기용 형식적인 조사는 불법을 저지른 의료기관들이 미리 조사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오히려 검경의 수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부는 최근 '의료인 업무범위 논의 협의체'에서 노골적으로 PA를 합법화시키는 내용들을 논의하는 등 협의체를 PA 양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병의협은 지난 7월19일 성명을 통해서 복지부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협의체 해체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협의체의 명칭만 '진료보조 업무범위 논의 협의체'로 변경하는 꼼수를 부리면서 PA 합법화를 위한 어이없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지난해 병의협이 개설한 불법 PA 의료행위 신고센터를 통해 수많은 불법 PA 의료행위에 대한 많은 제보가 접수됐고 그 중에서 대형병원 두 곳의 불법 PA 의료행위에 대한 제보 내용을 정리했다. 또한 1일 이 두 병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문에서 보건복지부에 현지조사를 요구한 병원들은 작년에 검찰에 고발한 병원들처럼 대학병원이자 대형병원들로서, PA 불법 의료행위의 내용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했다.

병의협은 "두 곳 중 첫 번째 병원은 의사가 아닌 불법 PA가 흉관을 제거하고 수술에 1차 보조의로 참여하고 있었으며 항암제까지도 포함한 대리처방이나 매우 침습적인 중심 정맥관 삽입술의 일종인 PICC(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도 PA가 직접 시술하고 있었다. 해당 병원에서는 이를 방조하는 차원을 넘어 해당 병원 근무 중인 임상경력 1년 이상의 간호사를 PA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고 PA들을 친절 직원으로 선정하는 등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가 병원 차원에서 주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두 번째 병원의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는 4년여 전부터 현재까지 내부적으로 전담간호사(PA, 임상전문간호사, 코디네이터 등의 용어도 사용)라고 불리는 간호사들이 중심정맥관 삽입(Percutaneous Central Venous Catheterization, PCVC) 및 소독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병동 책임자(의사, 수간호사 등)들도 이를 교사 방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이번에 현지조사를 요구한 두 병원 이외에도 본 회의 신고센터에 제보된 불법 PA 의료행위는 매우 다양하고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 병원들도 광범위한 수준이다. 이렇듯 만연해 있는 불법 PA 의료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이번 현지조사 요구는 복지부가 불법을 근절할 의지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만약 복지부가 현지조사 요구를 수용해 제보된 병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행정처분 및 수사기관 고발까지 한다면, 복지부의 불법 근절의 진정성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이전까지 불법을 방조해온 복지부의 직무유기를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복지부가 현지조사 요구를 묵살하고 현재처럼 불법을 방조하는 직무유기를 지속하면서 불법 PA를 양성화시키려는 의도를 보인다면 복지부의 직무유기에 대해서 사법당국 고발 및 감사청구를 할 것이며 불법이 자행되는 의료기관들에 대해서도 개별적으로 고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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