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 이어 ‘지역공공간호사’도 불협화음…‘선발’이냐, ‘이탈방지’냐

지역간호사제 도입, 의료격차 줄일 것 VS 지방병원 처우개선이 우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28일 '열악한 간호현실 외면하는 지역공공간호사 법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역의사제에 이어 지역공공간호사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지역 의무복무와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시 면허취소 조항이 과도하다고 간호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장 간호사들은 지역간호사 제도 도입보다 지역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간협‧복지부 “공공간호사가 지역의료 강화‧공공의료를 살릴 것으로 기대”

 
앞서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연숙 의원(국민의힘)은 지역간 의료기관의 의료인력 수급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고자지역공공간호사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지역공공간호사 선발전형을 만들어 원칙적으로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가 응시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특히 법안은 지역공공간호사 선발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되, 5년간 의무복무를 하지 않을 시 장학금을 반납하고 면허를 취소하고 재교부도 금지토록 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상임위 심사 중에 있다.
 
지역공공간호사 제도 도입에 대한간호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찬성 입장이다. 지역의료 강화와 공공의료를 살리는 취지에서 제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간협 박영우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간협 주관으로 열린 지역공공간호사 도입방안 토론회에서 "간호대 80%가 지방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중 과반 이상인 52%가 수도권에 취업하고 있다. 지역별 간호사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송영조 의료자원정책과장도 “정부는 필수의료체계에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취약지간호사지원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공공간호사도 같은 취지에서 추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역 간호사 65% 임금 적어 떠나…“선발보단 근무 이탈 막아야”
 
지방병원들의 간호인력 미달 사태를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사진=강원대병원 한지연 노동조합 분회장 발표자료

그러나 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는 다르다. 열악한 지역 간호사 업무환경 개선과 임금 격차 해소 등 지역 격차의 근본적 문제를 덮어두고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취지다.
 
강원대병원 한지연 노동조합 분회장은 28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가 주최한 '열악한 간호현실 외면하는 지역공공간호사 법안 토론회'에서 "지역 간호대생의 지원이 아니라 지역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방에 위치한 병원들은 임금과 복지 측면에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분회장에 따르면 강원대병원은 전국 국립대병원과 비교해도 초임 연봉이 700만원 가량 낮다. 강원대병원 병동 간호사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직을 생각한 이유로 3년차 이하 간호사 65.5%, 3년차 이상 61%가 급여라고 답했다.
 
한 분회장은 "강원지역 거점병원인 강원대병원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간호인력 정원을 늘려 왔으나, 정원을 채우지 못해 결원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2018년 정원에 비해 미달 인원 수는 22명이었지만 2020년 미달 인원이 70명으로 커졌다. 이는 간호사 유출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역공공간호사법안이 간호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높은 시대착오적 법률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인천재능대 최선임 간호학과 교수도 이날 토론회에서 "지역간호사법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대상을 돈으로 유인해 면허취소로 협벽해 열악한 노동을 강제하고 있다"며 "이는 간호사 노동권과 여타 기본권이 침해될 유려가 매우 높은 부분이다. 의료인으로서 간호사 역할에 대한 배려는 없이 노동만 강요하는 땜질처방은 더 큰 부작용을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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