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에 대한 두 병원의 상반된 대응

즉시 조사한 P대학병원…'쉬쉬'한 국립대병원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13년 P대학병원의 전공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가해자인 A교수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해당 사건은 2013년 P대학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B씨가 회식 자리에서 A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인턴을 그만둔 사건으로, 당시에는 공론화 되지 않았지만 2015년 말 A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B씨는 "병원을 그만두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A교수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나타나면서 추가 피해자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사건을 밝히게 됐다"면서 "P대학병원 윤리위원회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고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씨는 A교수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재판부는 작년 12월 A교수에게 손해배상금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A교수는 재판 과정에서 그 당시 사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몇몇 전공의들에게 거짓 진술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사법부는 "전공의들의 해당 진술서 내용이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점, 가해 교수가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는 모습 등은 A교수가 2차 가해를 저지른 셈"이라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23일 "뚜렷한 물적 증거나 목격자가 없는 사건이었지만 법원은 성희롱과 성추행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신적 손해를 위자료로 배상하도록 판결했다"면서 "성폭력의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사건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부적절한 언사를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대전협은 "2013년에 일어났던 이 사건에서 지금이라도 사법적 정의가 행해질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병원에 성희롱 제보가 들어온 즉시 철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당시 동료 인턴들 또한 본인들의 불편함과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부당함을 먼저 바로잡고자 진술을 도운 것은 전공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대전협은 "최근 성폭력 사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양산부산대병원과 대비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해당 병원 교수가 전공의를 성추행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피해자 전공의의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유관기관 및 해당 병원에 가해 교수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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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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