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블랙홀? 조규홍 장관 "의사 기대소득 낮아질 것"…의사 '고소득' 논란 재점화

의사 수 늘려 의사 기대소득 떨어지는 것이 목적?…"기대수익 높은 의사는 타도 대상?" 반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2000명 증원하기로 한 가운데 의사들의 반대 여론이 의사들의 연봉 논란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논란에 불을 붙인 것은 6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발표하며 이공계 인재 블랙홀 현상에 대한 우려에 이 같이 답하면서부터다.

조 장관은 "직접 의사라는 직업의 안전성과 사회적 평가 등에 기인해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계속되고 심화될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사 인력에 대한 추가 수요가 해소돼 타 분야와 비교할 때 균형 잡힌 기대소득이 전망될 뿐만 아니라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사의 기대소득이 낮아져 무조건적인 의대 지원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발언을 두고 의료계는 정부의 "의사 죽이기"라는 목표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며 반발하고 있다.

바른의료연구소 윤용선 소장은 조 장관의 발언에 대해 "의사 수를 늘린후 개원의 허들을 높여 개원을 못하게 하면 많은 수의 의사들이 봉직을 하게 되고, 자연히 봉직의 급여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의사의 급여가 타직종과 비슷해지면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의대 입시는 감소하고 공대로 갈 것이다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이라며 "이것이 정부 정책의 본질이다. 의사를 죽여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이형민 회장도 성명서를 내고 "직업안정성과 기대수익이 높으면 이 나라에서는 타도돼야 할 집단인가?"라고 비판하며 "이공계나 과학계의 기대수익이 높아져야 정상인데 그럴 방법이 없으니 의사를 늘려 기대수익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모든 기대수익이 높은 직업들은 60%씩 늘려야 할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이 회장은 "그렇다면 당장 국회의원들도 높은 직업안정성과 기대수익을 가진 직업이니 500명으로 늘리도록 하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OECD 보건통계 2023' 분석 결과를 인용해 우리나라 의사 연봉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며 의사 집단의 높은 연봉을 문제 삼아왔다.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으로 본 우리나라 봉직의 2020년 평균 임금소득은 19만2749달러(한화 약 2억5173만 원)로, OECD 28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 물가지수를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PPP, Purchasing Power Parity)로 계산하면서 생활물가가 높은 우리나라 의사 소득이 과대평가 돼 이런 결과가 나왔지만,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숨겼다.

보다 객관적인 명목 GDP를 적용해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 GP 봉직의 소득은 7만4964달러로 17개 국가 중 8위로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정부가 비교한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의사 수입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오스트리아, 호주, 캐나다, 스위스, 일본 등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한국이 OECD 중 전문의 소득 '최상위권'이라고?…명목 GDP로 환산하니 '하위권']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의사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고 의사들에 대한 국민의 반감만 부추기고 있다"라며 "근무시간이나 진료량 등을 계산했을 때 단순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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