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 산하 비대위 실제 만들어질 가능성은...사전 설문 '16대 14' 찬반 팽팽
대의원 익명 설문에서 찬성 근소하게 앞서…비대위 설치 여부 따라 의대증원 새국면 맞을 가능성도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가 실제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열쇠를 쥐고 있는 대의원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실제 비대위 설치 가능성은 임시대의원총회 당일 분위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는 산하에 비대위를 만드는 안건으로 오는 31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
비대위는 의대증원 저지, 필수의료패키지 대응, 간호법 저지 등 기존 의협 집행부 역할을 상당 수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투쟁과 협상 주도권이 기존 집행부에서 대의원회로 넘어가면서 이번 의료대란 사태가 새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대의원들 사이에서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은 이유는 현 임현택 회장 집행부 회무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의정갈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임현택 회장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오랜기간 갈등을 지속하면서 현 집행부 체제론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이다.
실제 비대위 설치 발의 제안서 내용을 보면 '의협이 산하단체와 관계에 있어 문제가 생기면서 제대로 된 회무가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최근 비대위 설치 관련 대의원 대상 익명 무작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대위 찬성이 16명, 반대가 14명으로 찬반이 비슷했지만 찬성 측이 근소하게 더 많았다. 비대위 구성 요건은 '재적대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대의원 과반 찬성'이다.
A 대의원은 "현 의협 집행부로는 의정갈등을 풀어가는 데 있어 문제가 있다는 대의원들 공감대에 따라 비대위 설치 임총을 개최하게 됐다"며 "집행부와 대전협 비대위 간 관계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비대위가 만들어지면 비대위에서 의협 집행부는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B 대의원은 "이번 비대위 구성이 집행부의 편을 들어주는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산적한 현안 대응에 있어 집행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가 제역할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판도 공존하는 가운데, 임총 당일 분위기가 비대위 설치와 관련한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C 대의원은 "전공의들이 비대위에 참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비대위를 통해 새로운 대정부 대응 조직을 만들기엔 너무 늦은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무용론'을 주장하는 일부 강경파들 사이에선 한 발 더 나아가 임현택 회장 불신임(탄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불신임 안건 발의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2023년 12월 당시 의협 이필수 회장 집행부가 의대증원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대위 설치 임총이 열린 바 있지만 찬성 76표, 반대 82표, 기권 6표로 비대위가 구성되지 않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비대위 설치 여부에 따라 향후 의료계 내에서 의정갈등을 풀어갈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진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라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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