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되나? 정부-학회 머리 맞댄다

23일 정부-대한산부인과학회 회의 개최...학회, 임산부 백신접종 제안 및 상담지침 마련 착수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델타 변이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임산부 백신 접종을 위해 정부와 머리를 맞댄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이번 주 중 열리는 회의에서 정부에 임산부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및 우선접종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는 일선 의사들을 위한 임산부 대상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나설 방침이다.
 
19일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학회는 오는 23일 임산부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정부와 화상회의를 가진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특징은 20~30대 확진자들이 많다는 점인데, 이로 인해 최근 젊은 임산부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간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임산부들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있는 상황이다.
 
이필량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외국의 보고된 사례와 지침 등을 근거로 임산부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고, 접종 일정도 앞당기자는 것이 학회의 입장”이라며 “정부 역시 비슷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 16~54세 임산부 3만5691명에게 mRNA 백신을 접종한 연구에서는 백신을 맞은 임산부의 조산 및 유산 확률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경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외에 다른 연구들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임산부에게서 생긴 항체가 태반과 모유를 통해 태아나 아기에게 전달된다는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CDC는 이 같은 연구결과들과 함께 임신 중인 경우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더 높다는 점을 근거로 임신부도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로첼 월렌스키 CDC 국장은 한발 더 나아가 임신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지금까지 정부나 학회에서 임산부의 백신 접종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고, 실제 접종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전파력이 기존에 비해 더욱 강해진 델타 변이까지 등장하면서 거리두기만으로 임산부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임산부들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을 훨씬 상회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이필량 이사장은 “그간 임산부들의 코로나19 감염건수가 적은 탓에 우선순위에서 뒤에 놓여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임산부 대상 연구 결과들도 쌓이고 있고,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접종을 마냥 뒤로 늦출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산부들에게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선 정부와 학회가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임산부 백신 접종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학회는 학술적, 의학적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이처럼 정부와 임산부 접종 계획을 논의하는 한편 의사들이 임산부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적절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침 마련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임산부들은 특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우려했는데 다행히 외래 진료에서 만난 임산부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의향이 있었다”며 “처음엔 맞지 않겠다던 임산부도 미국의 연구 결과 등을 설명해주자 맞아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치의가 접종하는 것이 이득이 크다고 잘 설명한다면 절반 이상의 임산부들은 백신을 맞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접종 계획을 결정하고 학회가 상담 지침을 마련하면 의사들이 임산부들에게 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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