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학교육협의회, 특위 구성해 의대생들 군입대 조사해보니...현역 입대자 '무더기'

자료 자체는 비공개지만, 서울의대 한 기수 1명 →10여명으로 현역입대 대폭 늘어…의과 신규 공보의는 절반 '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등 강행으로 인해 올해 상당한 수의 의대생들이 복학하지 않고 현역 입대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의교협)는 최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국 의과대학과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군입대 문제 조사를 진행했다. 

의교협은 조사를 마쳤지만 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의대에 휴학계를 제출한 군 입대 대상 의대생 중 상당수가 현역 입대를 확정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울의대의 경우, 의대생 한 기수에 현역 입대가 1~2명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해 올해 약 10여명 이상이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지난달 19일 의대생 중 병역 의무가 있는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1만명 중 2460명이 올해 8월까지 현역으로 입대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휴학으로 인한 의대생 집단 유급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작 군입대 대상 의대생들은 휴학 신청 이후 복학하지 않고 현역 입대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의대생들이 집단 유급 처리되면 한 해는 의사 배출이 전혀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군의관이나 공보의 대신 현역 입대를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라면 이탈 기간이 더 늘어나 수년간 의사 배출이 줄어들게 된다. 

의교협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의대생 군입대 문제와 공보의 수급 등 향후 군의료 상황을 연계해 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시작하게 됐다"며 "안 그래도 현역 입대와 군의관, 공보의 기간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현역 입대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조사를 실제로 해보니 학생들은 일반병으로 가겠다는 응답이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현역 입대를 확정한 의대생 A씨도 "졸업 후 전공의 수련 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굳이 현역 입대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군의관과 공보의는 현역 입대에 비해 1년 이상 복무기간이 길어 이번 기회에 현역 입대하는 의대생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휴학 중인 의대생 A씨는 올해 복학이나 군의관·봉직의 입대가 아닌 현역 의무병 입대를 선택하기로 했다. 사진은 의대생 메신저에서 현역 입대를 알리는 메시지. 사진=독자 제공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장 의과 공보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전체 공보의 숫자가 줄어드는 데다 파견 인력까지 고려하면 남아 있는 공보의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가중된 상태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신규 공보의는 지난해 1106명에서 올해 총 716명으로 35.3% 급감했다. 이 중 특히 의과 공보의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지난해 450명에서 올해 절반 수준인 255명에 그쳤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이성환 회장은 "전체 공보의 숫자가 줄고 의료공백 사태로 파견 인력이 늘면서 공보의들의 업무가 많이 늘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에선 불필요한 지소를 없애지 못하는 문제도 겹쳐 공보의들의 업무는 과부하가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사태가 끝나더라도 전공의 수련을 받고자 하는 비중 자체가 줄어들게 되면 공보의를 지원하기 보다 현역으로 가는 의대생이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37~38개월에 달하는 공보의, 군의관 복무기간을 줄이는 노력이 없다면 현행 제도 유지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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