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강화 없이 산업화만..'한국판 뉴딜' 전면 재검토하라"

보건의료단체연합, 강하게 비판..."검증없이 재벌기업-대형병원 퍼주는 비대면 의료 정책"

 사진 =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연 문재인 대통령 KTV 브리핑 갈무리.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두고, 의료로 돈벌이를 하는 기업을 지원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은 15일 논평을 통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과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드는 것으로, 이중 비대면 의료에는 2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일자리 2000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KT, 현대로보틱스, IBM, 마이크로소프트, NHN 등 대기업이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같은 대형병원에 투자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의료기관간 협진이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병원을 18개 구축하고, 취약계층 디지털 돌볼 추진, 인공지능(AI)진단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입증되지 않은 의료기술 도입해 재벌기업과 대형병원 퍼주는 비대면 의료 정책"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디지털감시로 입원환자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게 아니라 충분한 간호인력이 환자 곁을 돌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협진이 가능한 기술장비를 설치하기 전에 주요 거점병원에 감염내과 전문의가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인력충원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디지털감시로 해결하겠다는 얄팍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스마트병원은 효과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해킹 등 의료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취약계층에게 IoT 센서나 말벗용 AI스피커, 웨어러블 기기를 나눠준다는 사업도 마찬가지다.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들에게는 방문진료 등 제대로 된 의료제공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뉴딜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기기들을 세금으로 사들여 기업 돈벌이만 시켜주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I진단이 주요 추진사업이라는 것도 황당하다. 간질환, 폐암, 당뇨 등 12개 질환을 AI로 정밀진단 하겠다는 계획은 아직까지 현실가능성이 낮고 임상적 유용성이 의문"이라며 "결국 '닥터앤서' 지원 계획은 세브란스, 서울아산, 한양대 같은 대형병원과 삼성화재-강북삼성병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만든 휴레이포지티브 등 기업들 퍼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할 일은 의료산업화 뉴딜이 아니라 공공병상 확충·의료인력 확충·상병수당 도입 등 ‘공공의료 뉴딜’"이라며 "재정지출 한 푼 없는 ‘덕분에 챌린지’는 열심이면서, 정작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공병상 확충과 상당한 노동량에 시달리는 의료인력 확충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뉴딜에서도 완전히 빠졌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연합은 "정부가 쏟는다는 160조원의 극히 일부만 있어도 공공의료 뉴딜이 가능하다"며 "문 대통령이 K-방역을 자랑하지만 사실상 3~4월 대구 유행 당시 수천명의 확진자가 병상이 없어 집에서 대기했고 입원도 못한 사망자들이 발생한 나라다. 감염병 위기 속에서 친기업적 의료상업화에 몰두하며 자화자찬을 할 게 아니라, 즉각 이번 의료 뉴딜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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