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미국 ITC소송서 승기 잡아...대웅제약 '나보타' 수출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로 깎인 이미지 회복 도움·국내외 입지 확장 계기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지지부진했던 보툴리눔톡신 '균주 전쟁'에서 메디톡스가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메디톡스는 국내외 입지를 넓혀나가는 것은 물론 품목허가 취소로 깎인 이미지도 다소 회복할 전망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는 현지시간 6일 열린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에서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톨리눔톡스 균주를 도용했다고 결론내렸다. 

오는 11월 ITC 최종 판결이 남아있으나, 그간 예비 판결을 뒤집은 전례가 없어 사실상 예비 판결을 결론으로 봐도 무방하다.

앞서 지난 2006년 메디톡스는 국내 최초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을 출시했고, 이어 대웅제약은 지난 2014년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를 출시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2016년 11월부터 국내외로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세 차례 소송을 제기한 후 두 차례가 종료됐고 현재는 ITC소송만 남아 있다.

즉 이번 ITC 예비판정 결과로 메디톡스가 미국은 물론 국내 소송전에서도 승기를 잡은 셈이다. 

현재 메디톡스는 균주 도용이라는 같은 문제를 두고 대웅제약에 한국 법원에도 민사소송과 형사소송 모두를 걸고 있다. 지지부진하게 송사가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ITC 판정이 적잖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메디톡스는 최근 무허가 원액사용과 서류 조작 등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메디톡신 50단위, 100단위, 150단위에 대한 품목취소 허가 조치를 받았는데, 이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 쇄신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면 메디톡스 보다 ITC의 충격 여파가 크지 않지만 대웅제약은 오랜 기간 준비한 나보타 세계화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나보타는 미국, 캐나다,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 52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80여개국에서 판매계약을 마쳤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이 주력 품목인 반면, 대웅제약은 다양한 질환 분야의 품목 라인업이 있어 기사회생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대웅제약 측은 이번 예비판정에 대해 미국 산업보호주의 바탕에 따른 판단으로 보면서, 아직 남은 최종 판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웅제약 측은 "이번 예비결정은 미국의 자국산업보호를 목적으로 한 정책적 판단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ITC로부터 공식적인 결정문을 받는 대로 이를 검토한 후 이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 측은 "ITC 행정법 판사의 예비결정은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며, 위원회는 예비결정의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해 파기(reverse), 수정(modify), 인용(affirm) 등의 최종 결정을 내리고 다시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 행사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면서 "더욱이 행정판사 스스로도 메디톡스가 주장하는 균주 절취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16s rRNA 차이 등 논란이 있는 과학적 감정 결과에 대해 메디톡스측 전문가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인용했거나 메디톡스가 제출한 허위자료 및 허위 증언을 진실이라고 잘못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메디톡스의 제조기술 도용, 관할권 및 영업비밀 인정은 명백한 오판임이 분명하다. 이 부분을 적극 소명하여 최종판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철저한 진실 규명을 통해 K-바이오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로부터 4000만 달러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에볼루스는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미국 내에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 나갈 수 있으며, 대웅제약은 추후 주식전환을 통한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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